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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his is it] 광희의 미생

[기타] | 발행시간: 2015.08.05일 09:01
아이즈 ize 글 강명석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광희가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파트너인 지드래곤과 태양에게 한 말은 그의 달라진 인생을 보여준다. 몇 달 전 가장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의 정식 멤버가 됐고, 그 덕에 아시아 최고의 아이돌 두 명과 함께 일할 기회도 얻었다. 모바일 게임 [캔디 크러쉬 소다] CF 촬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 덤이다. 다만 [캔디 크러쉬 소다]에서 광희는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물고기 복장을 하고 비닐을 뚫어야 했다. 다른 멤버들이 가요제 파트너들에게 음악에 대한 요구를 할 때, 광희는 지드래곤과 태양이 “내 수준에 맞게 하려고 부드러운 멜로디나 트로트를” 할까 봐 걱정했다. 그 전에는 [무한도전] 10주년 휴가에 “네가 왜 가냐”는 말을 들었고, 휴가 전에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과거에 했던 미션들을 거치며 ‘신고식’을 치렀다. 고정 멤버가 되기 위해 ‘식스맨’ 오디션을 치른 것은 물론이다. 신데렐라 스토리 같은 광희의 2015년은, 동시에 끊임없는 오디션과 평가의 반복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광희의 경력은 오디션의 연속과도 같았다. SBS [강심장] 같은 오락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성형 사실 등을 털어놓으며 주목받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야 SBS [인기가요] MC가 됐다. 그래 봤자 [무한도전] ‘식스맨’ 오디션을 볼 수 있는 정도의 위치였다. 지드래곤과 태양은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얻으며 [무한도전]에 초대받는 위치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에 함께 소속된 임시완과 박형식은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모습으로 순식간에 인기가 올라갔다. 하지만 광희는 빅뱅 같은 아이돌 그룹도, 동료들과 같은 드라마 주연도 될 수 없다. 광희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꿈의 최대치는 [무한도전]에서 조금씩 인정받으며 언젠가 메인 MC급 예능인이 되는 것이다. 거기까지 가는 데 몇 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광희는 신데렐라지만, 이 신데렐라는 왕비가 된 것이 아니다. 그는 이제 막 말단 정규직이 됐을 뿐이다.

그러니 광희가 이른바 ‘자존심은 높지만 자존감은 낮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늘 자신을 스스로 과찬하는 것은 생존 방식의 하나다. 성형으로 달라진 외모를 자랑이라도 하지 않으면 화면에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 약점을 공격하면 [무한도전]의 선배들이라도 맞받아쳐야 한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기다 보니 지드래곤과 태양에게 말한 것처럼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멋있는 걸 찍는 순간 스태프들이 다 웃는” 일을 겪었다. [무한도전]에서 유이가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막상 만나게 되자 “얼굴도 잘생긴 것도 아니고 몸도 왜소”하다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인다. 광희와 친구가 되자던 지드래곤과 태양은 그들의 능력으로 ‘월드’라는 말이 늘 앞에 붙는 스타가 됐다. 반면 광희는 대형 기획사가 아닌 아이돌, 그중에서도 가수나 연기자로 스타가 될 수 없는 아이돌이었다. 광희가 친구가 된 두 사람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가장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는 것은 그가 지드래곤과 태양과는 다른 자신의 세계에서 살아온 방식이기도 할 것이다.



세상에서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있다. 광희가 유이 앞에서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인다 해도, 그는 일반적인 또래보다 나은 여건에서 활동 중일 것이다. 유재석이 인도에서 함께 빨래 아르바이트를 하며 캐릭터를 잡아주고, 지드래곤과 태양이 곡을 만들어주는 것은 문자 그대로 행운이다. 그러나 광희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 해도, 그가 [무한도전] 같은 인기 프로그램에서 가장 ‘을’의 입장에 가까운 인물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선배들도, 시청자들도 그의 언행을 평가한다. 지드래곤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그가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든 대접받는 톱스타가 되기란 어렵다. 직장에서 큰 성공은커녕 무사히 다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하는 생. 끊임없이 일했지만 늘 어중간한 위치였던 아이돌이 가장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광희는 매주 TV에서 지드래곤과 전혀 다른 아이돌의 인생을 보여준다. 그리 나쁠 것은 없지만, 더 좋기도 어려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너희와 같이하는 시간만큼은 멋진 가수의 곡을 제대로 소화하고 싶어.” 광희의 바람대로 지드래곤과 태양은 가요제에서 그가 원하는 스타일의 곡을 준비했다. “광희의 단점을 음악적으로 포장”하며 “광희가 최대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두 사람의 목표다. 그래서 제목부터 ‘맙소사’고, 광희를 메이크 오버 쇼의 주인공처럼 바꿔놓을 것이다. 가뜩이나 올라가 있는 광희의 어깨가 더 으쓱할 수도 있겠다. 가요제가 지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다시 무조건 열심히 뛰고 눈치 잘 보는 [무한도전] 막내 생활이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차피 노력한다 해도 다시 오지 못할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끝난 뒤 왕자가 찾아올 가능성이 없는 신데렐라의 무도회 같은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충분히 즐기시길. 조금 덜 눈치 보면서.

아이즈 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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