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쌍둥이로 태어나 분리수술을 받았던 중국의 10대 청년이 18년 만에 담당 의사와 감동의 재회를 했다. 그는 중국에서 샴쌍둥이 수술로 목숨을 건진 최초 생존자다. 안타깝게도 청년의 쌍둥이 형제는 수술 20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구 차오는 지난 1996년 10월 충칭(重慶) 시 다쭈(大足)에서 태어났다. 그는 쌍둥이 형제 신과 가슴과 배가 붙은 샴쌍둥이였다.
같은달 제3군의대 신차오병원으로 옮겨진 차오와 신은 분리수술을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면 차라리 수술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수술에는 소아과, 혈관계 등 전문가 20명이 동원됐으며, 10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차오와 신은 무사히 몸이 분리됐다.
눈치챘겠지만 차오와 신의 이름은 병원명에서 따온 것이다. 그의 부모가 무사히 수술이 끝난 것에 감사해 병원명을 형제에게 붙여준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은 수술 20일 만에 하늘의 천사가 됐다.
홀로 남은 차오는 가슴의 흉터를 안고 열심히 살았다. 워낙 큰 수술을 견딘 터라 심한 운동은 하지 못했다. 흉터가 콤플렉스가 된 것도 당연했다. 그대신 차오는 독서나 영화 등의 취미를 즐겼다.
지난 3일, 차오와 만난 자리에서 왕 웨이동 박사는 그를 처음 봤을 때를 떠올렸다.
“그전까지 중국에서 샴쌍둥이 분리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적이 없어서 많이 망설였어요. 그러나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죠. 수술을 받지 않으면 쌍둥이가 죽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면, 차라리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어요. 쌍둥이 형제에게 최소한의 기회는 주고 싶었어요.”
차오는 중국판 수학능력시험 '가오카오'에서 603점을 기록, 지난주 쓰촨외국어대학교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 프랑스어를 전공할 계획이다. 차오는 이국땅에서의 로맨스도 꿈꾸고 있다. 영락없는 남학생이다.
왕 박사는 차오가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는 차오가 대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등록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스스로 인생을 살 만큼 행운의 사나이가 됐으니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이 왕 박사의 생각이다.
차오는 왕 박사의 등록금 지원을 매우 고마워했다. 그는 “의사 선생님들 덕분에 꿈을 이룰 기회가 주어졌다”며 “생각지도 않은 소중한 선물을 받게 돼 정말로 감사하다”고 웃었다. 세계일보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