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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잘 자란다

[중국조선어방송넷] | 발행시간: 2015.10.22일 15:43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잘 자랍니다."

박문희 마주이야기 연구소장은 21일 오전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열린 "북스타트 부모교육 특강"에서 "우리 아이 말이 가장 감동스런 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는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이 개최한 북스타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부모들에게 올바른 자녀 교육법을 알려주는 한편, 부모와 자녀와의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박문희 소장은 지난해까지 서울 아람유치원 원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마주이야기 교육연구소 소장으로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교육전문가다. 박 소장은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는 교육 철학으로 마주이야기("대화"를 뜻하는 순우리말) 교육을 전국 부모들에게 전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마주이야기", "들어주자 들어주자" 등 교육지침서가 있으며, "나는 다 믿어요", "엉덩이에 뿔 안 나드라요", "난 때리는 손 없어" 등 교육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아이들 그림, 말을 그대로 담은 책들이 있다.

먼저 박문희 소장은 이날 강연에서 "우리는 항상 아이들에게 "말 잘 들어라"고 하면서 말을 들어주지 않고 다그치는 경우가 많다. 말 잘 듣게 하는 것이 우리는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해 세월호 사건을 보면 결국 말 잘 들은 아이들이 죽었다"고 운을 뗐다.

박 소장은 "왕따, 폭력 문제로 자살한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피해자 엄마들은 사건이 커질 때까지 "아이가 그렇게 고통을 당했는지 몰랐다"고 말을 한다. 자식에 대해 다 아는 것 같은 부모도 아이의 심정을 몰랐다. 부모가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아이가 말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말 잘 듣는 아이들이 피해자가 된 사건, 죽을 정도로 고통스럽기까지 부모에게 말을 안했던 사건 등 우리는 이 문제들을 잘 생각해보고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소장은 "부모는 "말하지 말고 진득하니 앉아 책이나 읽어!", "말 듣는다고 약속해!", "말 안 듣기만 해봐!"라고 아이 입을 꿰매려고 하는데 아이들 말이 얼마나 재밌는지 아느냐"며 어린이집 원장 생활을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하기 시작했다.

박 소장이 전한 첫 번째 에피소드는 라면에 관한 일화다. 엄마와 라면을 끓여먹을 때마다 양에 불만이 있던 희준(가명)이는 엄마에게 "이제 엄마는 라면 끓이지 마. 컵라면을 끓여 줘!"라고 말한다. 희준이는 엄마가 라면을 끓이면 항상 엄마가 더 많이 먹으니 불만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양이 똑같이 정해져 있는 컵라면이 라면을 대신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옷을 두고 겪는 언니와 동생의 갈등이다. 항상 언니 옷만 물려 입는 도연(가명)이는 언니의 옷을 사러가는 엄마와 언니를 따라 옷가게를 방문한다. 옷가게에서 이옷 저옷을 골라 거울에 비춰보는 언니를 본 도연이는 자신도 "이 옷 나한테 어때?", "이거 얼마에요?"라며 자신의 옷을 고르기 시작한다. 이를 본 언니는 도연이에게 "네 옷 고르는 것도 아닌데 왜 설치고 난리야!"라고 소리를 치자 도연이는 "언니도 입지만, 나도 곧 입을 건데 내 마음에도 들어야지! 내가 더 오래 입잖아!"라고 반격한다.

박 소장의 이야기를 들은 엄마들은 강의가 진행되는 한 동안 깔깔대며 웃음을 쏟아내기도 했다.

박 소장은 "아이들 말을 들어보면 참 재밌다. 아이들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하고 판단하다가 말을 터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에게 "네가 말 안 들어서 흰머리가 생겼어!", "왜 이렇게 말이 많아!", "네 생각은 쓸 떼 없어!"라고 겁을 줘가며 아이의 말을 막으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어른들은 자신의 말만 아이에게 가르치려 하지 들어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아이들이 하는 감동스러운 말, 재밌는 말, 가치 있는 말을 다 버리고 있는 것이다."

박 소장은 ""말 잘 들어"라는 말은 노래하듯 하는 말이 아니다"며 "아이가 하는 말에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과 고심해 판단한 것,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다 담겨 있다. 아이들 말은 버릴 게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는 자신이 판단한 것을 말로 터뜨린다. 충분히 생각한 것을 말로 표현했을 때 아이는 일상 생활 속에서도 여러가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엄마 말만 잘 들어"라고 교육받은 아이는 엄마가 없는 곳에서는 혼자 판단하고 해결할 없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박 소장은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푸는 능력이 있었던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말을 들어주는 환경에서 자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어른들이 아이들 말을 들어주지 않는 것이 세월호, 왕따, 자살 문제 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끼리 싸웠을 때도 어른들은 혼을 내며 싸우게 된 이유, 과정 등을 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아이 마음속에는 그대로 응어리가 생긴다.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뿐더러,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끼고 거칠어질 수 있다. 엄마들은 남편,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친구에게 얘기만 해도 시원함을 느낀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얘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아이는 기분이 좋아진다.

박 소장은 "아이들과 45년간 지내다보니 아이들 말을 잘 들어주기만 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른들이 아이에게 착한 말, 좋은 말을 하는 것만이 인성교육이 아니다. 아이들 말을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는 게 진정한 인성교육이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징징대고 떼쓰고 말대꾸하는 아이들이 시원하게 잘 자랍니다.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알아주고 감동해 준만큼 아이들은 자신 있게 자랄 수 있습니다."

편집:최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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