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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563만명(18세 이상 6명 중 1명꼴), 한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 생각

[기타] | 발행시간: 2012.02.18일 09:04
지난주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응급센터에는 자살 시도자가 10명 실려왔다. 75세 할아버지, 58세 중년 여성, 13세 중학생 등 연령대가 다양했고, 대부분 약물을 복용하거나 손목을 그어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이 병원 응급센터에만 1년에 자살 시도자 400여명이 실려오고 있다.

◇"자살률 OECD 1위 오명"

우리 국민의 자살(自殺)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자살로 사망한 인구는 1만5566명으로 10년 전인 2000년(6444명)과 비교해 약 2.4배로 급증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도 2000년 13.6명에서 2010년 31.2명으로, OECD 국가 중 단연 1위다. 지금도 하루 평균 42.6명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있다.

↑ [조선일보]자료=통계청 2010년 사망원인통계, 그래픽==박상훈 기자 ps@chosun.com

본지가 17일 통계청 과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18세 이상) 6명 중 1명꼴인 563만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성인은 134만명(3.7%)이고, 이 중 11만명(0.3%)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고, 1만5566명(2010년)은 자살했다.

자살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80대 이상 자살률은 20대 자살률보다 5배 높다. 통계청 서운주 인구동향과장은 "우리나라는 고령자 자살이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살이 급증한 것은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이 급증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75.3%는 한 가지 이상의 정신장애를 경험했다. 남자는 알코올 중독(50.7%), 여자는 우울증 등 기분장애(49.6%)와 불안장애(42.6%)가 많았다.

◇"사회 안전망 부족…예방 시스템도 미비"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도 급격한 서구화 과정에서 자살률이 증가했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빨리 높아지는 것이 문제"라며, 고소득층과 빈곤층의 격차 확대, 경쟁 심화, 사회 안전망 부족, 자살 예방 시스템 미비 등을 주요 원인으로 들고 있다.

서울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조맹제 교수는 "우리나라가 지난 60여년 동안 압축·고도성장 하면서 사회적으로 취약 계층이 많이 늘었지만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크게 부족하다"며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빈곤층과 노년층 등 소외 계층을 감싸 안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임정수 교수는 "특히 노인들은 연금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고, 간병이나 보험 등 질병관리 시스템도 미비하기 때문에 생활고(苦)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낙오자를 감싸 안지 않는 승자독식(勝者獨食)의 냉혹한 무한경쟁 사회로 변해가는 것도 자살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초·중·고교생은 극심한 입시·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대학생들과 대졸자들은 치열한 취업 경쟁을, 취직해서도 직장 내에서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낙오하면 패자가 되고, 재기(再起)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차가운 사회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자살 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자살 문제가 심각한데도 예방 시스템은 미약하다. 자살 예방을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하는 일본 의 지난해 자살 예방 예산은 기금을 포함해 234억엔(약 3334억원)이었지만, 올해 우리나라 자살 예방 예산은 23억원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자살이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낮아 예산 심의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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