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20년전 불화도 씻어준 '슈가맨'의 힘이 빛을 발한 방송이었다.
1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프로젝트-슈가맨'에는 90년대 후반 인기를 끈 2인조 프로젝트 그룹 '코나'가 슈가맨으로 출연했다.
이들은 당시 여름에 히트했던 곡인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열창하며 30-40대 판정단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곡을 듣고 나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출연진과 방청객들은 가사가 상당히 야하다는 의견을 말했다. 이에 곡을 만든 코나 멤버 배영준은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순수하게 이 밤을 즐겨보자는 의미였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그 당시 소피 마르소가 처음으로 성인 영화를 찍었다. 그 제목이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였다. 어른의 사랑을 노래로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며 "야하게 들리길 바라는 의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나는 방송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서로간의 불화를 고백해 놀라움을 안겼다. 배영준은 "정태석이 정말 얄미웠다. 뭐만 해도 싫었다. 양치하는 것도 싫고 먹는 모습만 봐도 싫었다. 한 공기를 마시는 것조차 미웠다"고 말했다.
이에 정태석은 "제가 그때 노래를 불러서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거만했고, 건방졌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회스럽다. 그래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었다"고 불화를 인정했다.
이어 배영준은 "하지만 20년 전 얘기다. 이번에 20년 만에 전화를 해서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녹듯이 그 감정들이 풀렸다. '슈가맨' 출연 때문에 처음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정태석은 "연락받고 굉장히 좋았다. '이제 앙금을 풀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되게 고마운 프로그램인 것 같다"라며 '슈가맨'에 감사함을 표했다.
'슈가맨'을 통해 코나는 20년간 가슴속에 빛처럼 쌓여있던 앙금을 풀었다. 20년 만에 정태석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앙금이 눈녹듯이 풀렸다는 배영준의 말처럼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버린 당시 불화는 하지만 '슈가맨'이 있기에 풀릴 수 있었다. 출연 가수들에게 소위 '잘나갔던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어 주는 '슈가맨'의 힘은 서로간의 불화도 눈녹듯이 사라지게 할 만큼 강력했다.
뉴미디어팀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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