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단언컨대 최고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3)'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20일 방송된 '1박2일3'에서는 안중근 의사와 하얼빈 의거에 대한 고찰이 이뤄졌다. 제작진과 멤버들은 하얼빈에 남아있는 안중근 의사의 행보를 따라갔다. 안중근 의사가 머물렀던 김성백의 집, 거사를 치르기 전 사진을 찍었던 사진관에서 똑같이 사진을 찍어보고 이토 히로부미를 기다리던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안중근 의사가 재판을 받고 투옥된 뤼순 감옥까지 마지막을 따라가던 멤버들은 결국 뤼순 감옥 비석 앞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내가 죽은 뒤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옆에 묻어 두었다가 나라를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언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1박2일3'의 하얼빈 특집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이제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소개됐던 바 있다. 그러나 '1박2일3'의 방식은 조금 달랐다. 일단 웃음기를 제거하고 진지하고 진중하게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따라갔다.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퀴즈를 풀며 보다 가벼운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지식 전달 차원이었지 웃기려는 의도는 없었다. 숙연한 마음으로 안중근 의사를 조명하며 숭고한 희생 정신과 처절했던 독립운동가의 삶을 그려냈다.
특히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안중근 의사의 유언에 무게를 뒀다. 현재 안중근 의사의 시신이 매장됐다고 유력하게 추정되는 장소는 아파트 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상황. 이대로 가다가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마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전해주며 사회적인 문제 제기를 했다. 단순한 위인전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경종을 울린 것.
이는 예능 프로그램과 교양 프로그램의 최정점을 합쳐놓은 것 같은 훌륭한 특집이었다.
시청자들은 '진짜 국민방송',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TV를 보며 많이 배웠다', '이번 특집은 학교에서 교육재로 활용해야 한다', '레전드 방송이었다', '안중근 의사님께 죄송하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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