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인 밀집지역 왕징(望京)의 대표 아파트단지 주차장이 집단거주지로 불법 개조돼 이용되다가 적발돼 이곳에 거주하던 입주자들 모두 쫓겨났다.
베이징 지역신문 베이징완바오(北京晚报)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왕징서원(望京西园) 3단지 312호 건물 주차장 4층부터 10층까지 불법 거주하고 있던 입주자들 모두 관련 부문의 통제에 따라 짐을 싸서 나왔다.
관련 부문의 이같은 조치는 현지 주민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됨에 따라 이뤄졌다. 주민 류(刘)모 씨는 "차를 보유한 가정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주차장 건물은 그간 (불법 입주자들 때문에) 사용되지 못했었다"며 "이제서야 주차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같은 불법 거주가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고 전했다. 아파트단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건물은 원래 주차용도로 지어졌지만 그간 재래시장, 호텔, 교육기관 등 상업적 용도로 사용돼 왔으며 근년 들어서는 관리업체 측이 주차장 내부를 불법 개조해 한달에 1천위안(18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일부 사람들에게 불법으로 임대해줬다.
아파트단지 보안요원들은 "건물 내 생활용 전기도 공급되지 않고 엘리베이터 역시 운행되지 않지만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거주해왔다"며 "대다수가 음식점 종업원, 배달원 등 현지의 소규모 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왕징서원 주민들은 그간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제보를 받은 관련 부문은 일정기간의 조사 후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곳에 거주했던 입주자들은 "베이징에서 몇년간 일을 해 왔고 불법 개조를 통한 공동거주 역시 불법이라는 것은 알지만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왕징가도판사처(望京街道办事处)는 앞으로 왕징서원 312호 건물을 원래 용도인 주차장으로 쓰게 하는 한편 아파트단지 내 300개 주차자리를 늘려 주민들의 주차난을 최대한 해소할 계획이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