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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현장 “볼링핀처럼 군중 쓰러뜨린 참혹한 광경”

[기타] | 발행시간: 2016.07.15일 15:18
“거대한 흰 트럭이 미친듯한 속도로 질주하더니 최대한 많은 사람을 치기 위해 이리저리 방향을 틀었다. 사람들의 몸이 볼링 핀처럼 날아갔다. 거리는 순식간에 비명과 신음소리로 가득찼다.”(프랑스 니스 마탱지)

14일 밤(현지 시간), 지중해 연안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니스 해변은 순식간에 핏빛으로 물들었다. 이날 니스를 강타한 ‘트럭 테러’는,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의 날’을 맞아 흥겨운 축제가 벌어지던 해변 산책로를 순식간에 80여구의 시신이 나뒹구는 생지옥으로 바꿔놨다.

악몽은 이날 밤 10시 30분께 대형 트럭이 프랑스 동남부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7㎞에 걸쳐 길게 펼쳐진 니스의 유명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로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수천명의 인파가 불꽃놀이를 구경하던 이 곳에서 흰 색 대형 수송용 트럭 한 대가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사람들을 덮쳤고, 군중들을 향해 총격까지 가했다. 트럭은 니스 어린이병원 부근에서 무슬림 여성을 친 뒤 최대한 많은 사람을 치기 위해 지그재그로 질주하며 1.8㎞를 달린 끝에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서야 멈춰섰다.

31세의 프랑스계 튀니지인으로 밝혀진 테러범은 현장에 있던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사살됐다. 실비에 토팽 니스시 공보관은 “트럭이 한참을 달려 해변 맞은편 팔라이 드 라 메디테라니 호텔 근처에서 사람들을 치었다”며 “이번 사고는 명백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테러범이 사망전 일반적으로 극단주의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에 되뇌이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채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매체 니스 마탱은 “불과 몇 초 만에 흰색 트럭이 미친 속도로 돌진해 와 수십 명의 사람을 뭉개버렸다”며 “트럭 바퀴가 마구 돌던 모습, 부상자들의 비명과 절규를 평생 못 있을 것”이라고 당시의 참상을 전했다.

앙투안이라고 이름을 밝힌 한 목격자는 “불꽃놀이가 막 끝났을 때였다. 그 때 흰색 화물차를 봤다. 시속 60∼70㎞ 속도로 빠르게 달려갔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니스 시민인 와씸 부엘은 “길거리에 대학살이 벌어졌다. 시체가 온 거리에 널부러져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건 발생 당시 인근 광장에서는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고 불꽃축제가 진행된 시각과 범행 시간이 비슷해 총격 소리인지 불꽃 소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범인은 눈 앞에 보이는 사람은 모두 트럭으로 치고 지나갔고 도망가려는 사람들에게도 돌진했다. 니스 참사는 파리지앵들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14일(현지시간) 기자가 찾은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에서는 수만명의 인파가 오후 11시부터 불꽃놀이 축제를 즐겼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11시30분께 니스 테러 소식을 접한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은 큰 혼란에 휩싸였다.

한국인 관광객 박시훈 씨(25)는 “니스로 내려간 친구에게 파리 불꽃 축제 사진을 보냈더니 ‘여기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테러로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파리에서도 니스 테러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니스 테러후 파리 경찰은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입구를 일일이 봉쇄하는 등 경비 강화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에 이어 민간인들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소프트타킷’ 테러가 또 한번 발생하자 프랑스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잊을만 하면 일어나는 대형 테러에 이제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테러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는 모습이다.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연합 정보당국 및 관계기관이 그동안 공동으로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모든 소프트테러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실 프랑스는 테러 정보를 이미 입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일 터키 앙카라의 프랑스 영사관은 “테러 위험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대혁명 기념일을 맞아 현지에서 열기로 한 행사를 취소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10일부터 한달간 계속됐던 유로 2016대회 기간중에도 축구장 교량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기획한 용의자를 체포했다. 이처럼 다양한 테러 사전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테러를 막지 못한 셈이다. 소프트타깃을 대상으로 하는 ‘외로운 늑대’들의 1인 테러를 원천봉쇄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확산되는 배경이다.

프랑스가 연이어 국제 테러 대상이 되는 것은 유럽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무슬림 이민자들을 폭넓게 받아들인 것이 한몫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이번 테러 역시 무슬림 이민자가 자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는 이슬람국가(IS)가 창설 2주년을 맞아 최근 공개한 조직도에서 비밀조직 규모가 큰곳으로 나타나 있다. 이번에 테러가 일어난 니스 일대도 프랑스 내에서 무슬림 이민자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니스가 있는 코트다쥐르 지역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나 된다. 이중 상당수가 튀니지 출신이다.

[노현 기자 / 문수인 기자 / 안정훈 기자 / 파리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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