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의 의인들' 300명 승객 구하고 KTX 치여 숨져 [연합뉴스20]
[앵커]
지난 12일 지진 직후 경북 김천에서 발생한 KTX 열차 사고로 선로 작업자 2명이 숨졌는데요.
알고보니 선로 위에 있던 손수레를 밀어내다가 KTX 열차에 치여 참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덕분에 열차에 탄 300여명의 승객은 무사했습니다.
백나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2일 경주 지진이 발생하고 5시간 뒤, 경북 김천시 모암동 KTX 상행선 선로에서는 11명의 작업자가 있었습니다.
이 중 3명은 손수레 차를 밀었고 나머지는 앞뒤에서 걷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앞쪽에서 열차가 온다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승객 300여명을 실은 KTX 열차가 시속 170km로 달려오고 있었던 겁니다.
곡선 철로라 열차 불빛을 빨리 감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자 작업자 7∼8명이 손수레에 달려들었습니다.
선로에 자갈 하나만 떨어져 있어도 열차가 탈선할 수 있기 때문에 손수레는 큰 위험물이었습니다.
몇 명은 다행히 몸을 피했지만 끝까지 손수레를 밀어내려던 46살 송 모 씨와 51살 장 모 씨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열차에 받혀 목숨을 잃었다고 동료들은 전했습니다.
승객 300여명은 열차 운행 중단으로 1시간 정도 기다리기는 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이후 발생경위를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레일은 야간 작업 시간 전에 하도급 업체 근로자들이 지시 없이 선로에 들어갔다고 주장하지만 근로자들은 지시를 받고 들어갔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경위는 좀더 조사해봐야겠지만 몸을 피하는 데 앞서 손수레부터 밀어내려했던 작업자들 덕분에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연합뉴스TV 백나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