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지난 10월 일본 요코하마 시에서는 87세 남성이 자동차를 운전하다 초등학교 1학년생을 치어 사망케한 사건이 발생했다.지난 14일에는 이바라키 현 츠쿠바 시의 교차로에서 77세 남성이 운전하는 트럭이 경승용차 등과 충돌해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으며, 같은 날 야마나시 현 우에노하라 시에서는 82 세의 남성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주택을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주택을 차로 들이 받은 할아버지는 " 맞은 편 가게의 주차장에 차를 멈추려고 했는데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잘못 밟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난 한 주동안 일본 곳곳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고령 운전자들의 사고가 이어졌다.
초고령사회 일본이 갈수록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들의 교통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운전 면허증을 보유하고 있는 75세 이상 운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478 만 명에 이르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약 두 배나 늘어난 규모이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운전면허 보유자 수는 29세 이하의 운전면허 보유자 보다 많다. 일본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사망한 운전자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3년 14.9%에서 2013년에는 25.4%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잇따른 고령 운전자의 사고에 정부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는 치매 대책을 강화한 개정 도로 교통법 내년 3 월 시행에 만전을 기하고, 사고 방지를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도록 관계 각료에게 지시했다.
개정 도로 교통법은 75 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치매의 위험이있다"고 판단 된 경우에는 의사의 진단을 의무화하는 등 치매 검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75세 이상 운전자는 3년에 1번 면허갱신 때 기억력과 판단력을 측정하는 '인지 기능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치매로 판단되면 면허 정지나 취소가 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치매 진단을 받고 면허증을 반납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납한 것 자체를 잊어 버리고 운전을 했다가 사고를 낸 사례가 있었다. 2013년 만류하는 가족을 뿌리치고 트럭의 핸들을 쥔 나가노(長野)현의 한 남성 (당시 78)은 고속도로에서 저속으로 달리다 추돌사고를 내 한때 중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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