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민주통합당(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4선의 박병석 의원이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의 ‘묘한’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정해진 강창희 의원과 박 의원은 모두 대전 출신으로, 같은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지역구도 둘 다 대전이다. 새누리당 국회부의장 후보는 4선의 이병석 의원으로, 여야 국회부의장 후보는 모두 이름이 ‘병석’이다.
6선의 강 의원은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2년 만에 국회에 재입성했다. 강 의원의 지역구는 대전 중구로, 1946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왔다. 16대부터 대전 서갑 지역에서 내리 4선을 한 박 의원 역시 1952년 대전에서 태어나 성균관대에 입학할 때까지 대전에 머물렀다. 둘은 여섯 살 차이로 같이 학교를 다닌 적은 없지만 대전중·대전고 동창이다. 대전 지역은 19대 총선에서 6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3명씩 사이좋게 당선됐는데 국회의장단도 나란히 배출하게 됐다.
함께 여야를 대표해 국회부의장직을 수행하게 될 박 의원과 이 의원은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다. 민주당에서 부의장 자리를 놓고 박 의원과 경쟁했던 이석현 의원이 4일 정견 발표에서 “박 의원은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과 이름이 같아 외국 귀빈들이 헷갈릴 우려가 있다”고 공격 아닌 공격을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경북 포항북이 지역구로, 다행히(?) 국회의장단 ‘충청권 독식’은 막았다.
이들 의장단은 19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면 공식 취임한다. 그러나 여야 간 원 구성 합의가 지연되며 ‘같은 지역’ 의장단, ‘같은 이름’ 여야 부의장이 국회를 이끄는 이채로운 광경은 미뤄질 전망이다.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