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파트 CCTV 분석… 가해자 지목된 학생 혐의부인
친구의 괴롭힘을 못 견뎌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고교생 김모(16)군은 숨지던 당일 자살하기 7시간 전에 자신이 뛰어내린 장소에 들렀던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경찰이 김군이 숨진 아파트의 CCTV를 분석한 결과다.
숨진 김군은 지난 2일 오전 11시 35분쯤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장면이 찍혔다. 15층을 누르고 그대로 쪼그려 앉아 눈물을 훔쳤다. 15층에서 내린 김군은 20분쯤 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는 5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7시간여가 지난 오후 7시 5분 이곳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앞서 집에 있던 4시간여 동안 김군은 카카오톡으로 '나오래요. 2시간 뒤(오후 6시)에 학교로. 때리겠죠'라며 불안한 심경을 털어놨고, 인터넷에서 '죽고 싶어요. 정말'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 K와 헤어진 직후 힘겨운 모습으로 자살 장소를 찾았던 것으로 미뤄 이때 자살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K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 K는 지난 7일 경찰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경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최근까지 5차례 정도 때린 적은 있다'고 일부 시인하면서도, 김군이 숨지던 날 '6시에 학교로 나오라'고 한 적도없고 PC방에서 욕을 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K의 진술에 모순이 많아 조만간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경찰 조사에서 K는 "김군과 PC방에서 나와 10분 만에 집 앞에서 헤어졌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CCTV에서 K가 PC방에서 나와 20여분 동안 자신의 집 부근에서 숨진 김군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확인해 당시의 목격자를 찾고 있다.
이에 대해 K의 가족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이 (아들을) 지목해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 숨진 김군을 상습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