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262,500원▲ 3,500 1.35%)대표이사가 지분을 팔아 무려 8045억원을 확보하면서 현금화한 자금을 어디다 쓸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045억원은 매년 이자만 300억원(연 금리 3.5~4% 기준)에 달할 정도의 거액. 김택진 대표가 인터넷업계의 거물이다보니 그가 선택(투자)하는 시장이 한순간에 재편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인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할 것이란 소문부터 엔씨 다이노스 프로야구단 운영에 집중할 것이란 소문까지, 별의 별 '뜬 소문'이 증권가에 나돌고 있다.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 김택진, 다음 인수설로 주가 급등
12일 1.69% 약세 출발한 다음(035720) (100,200원▲ 700 0.70%)은 슬슬 매수세가 몰리기 시작하더니 오전 한때 13.71%까지 급등했다. "김택진 대표가 다음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추측성 기사가 나온 탓이다. 다음이 그동안 M&A시장의 매물로 자주 거론됐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재웅 다음 창업주가 ‘소설’이라고 일축하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이재웅 창업주는 트위터에 “우리나라 기자 중 상당수는 소설가로 직업을 바꾸는 것이 좋을듯해요. 취재나 사실 확인은 존재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를 ‘관계자’의 사실 확인도 안된 언급과 맥락없는 트윗인용으로 끝내고 나머지는 다 소설로....쯧쯧..”이라고 글을 남겼다.
그럼에도 기대감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전날보다 4.96% 오른 9만9500원에 장을 마친 것.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이 언젠가는 팔릴 것이란 희망 섞인 분석이 투자자 심리에 녹아 있는 듯 보인다. 김택진이란 인물이 그만큼 거물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 정치인 변신부터 야구단 오너 집중까지 '소문 무성'
여의도 증권가는 온갖 소문이 다 떠도는 지역이다. 김 대표를 둘러싼 루머는 다음 인수설 이외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 참여설. 김 대표는 그간 정당에 상관없이 수차례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안철수 원장과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 인물이 손을 잡을 것이란 소문이 나오고 있다.
일에 지친 그가 '속세'를 떠나 프로야구단 엔씨 다이노스 운영에 집중할 것이란 특이한 소문도 있다. 앞서 대작게임 타뷸라라사가 흥행에 실패하고 블레이드&소울 개발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게임업계를 떠나기로 했다는 설명도 덧붙어 있다. 8000억원을 들여 프로야구단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설 것이란 추측이다. 야구선수들을 설레게 하는 소문이지만, 근거는 전혀 없다.
좀 더 현실성 있는 추측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김 대표가 8000억원을 넥슨 지분 취득에 이용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대표가 자신의 지분 14.7%를 넥슨에 팔 때 말했던 '전략적 제휴'의 완성이 바로 김 대표의 넥슨 지분 취득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근거는 취약하다.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넥슨 지분을 취득할 계획이라면 차일피일 미루면 안된다"며 "자칫 넥슨, 엔씨소프트 주가의 왜곡 현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넥슨의 게임 개발 자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 chosun 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