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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는 말 대신 인종차별로 갚은 한국인

[기타] | 발행시간: 2017.04.04일 10:05
[60대, 부산서 손자 교통사고 막으려던 콜롬비아인에 욕설]

- 콜롬비아 부부, 페북에 억울함 토로

"아이 제대로 보호하라" 충고하자 바닥에 넘어뜨리고 '개××', 파출소 가서도 '콜롬비아 ××'

경찰 "깜둥이라 한 것 아닌데…"

"한국인 도우려 하지마라" 글 남겨


2001년부터 한국에서 사는 콜롬비아 국적의 레오 멘도자(Leo Mendoza·43)씨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알림, 경찰에 체포되는 것을 피하도록 경고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멘도자씨와 그의 한국인 아내는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다 깜짝 놀랐다. 1층에서 2층 주차장으로 올라오는 길을 통해 차 한 대가 진입하고 있었는데, 운전자가 앞에서 뛰어다니는 남자아이(5)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멘도자씨의 아내는 비명을 질렀다. 다행히 운전자가 뒤늦게 아이를 발견하고 차를 멈추면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어가 서툰 멘도자씨는 이 어린이의 어머니에게 영어로 "어린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어떡하느냐?"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아이의 할아버지 A(60)씨가 오더니 "자슥아, 니 아이도 아닌데 그냥 가라"며 쏘아붙였다.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개××' 등의 욕설도 했다. 급기야 몸싸움을 하면서 멘도자씨를 바닥에 넘어뜨리고 내리눌렀다. 멘도자씨의 아내가 이 장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 시작하자 아이의 어머니는 전화를 빼앗아가기도 했다. 마트 직원이 싸움을 말렸지만 A씨는 계속 욕설을 했다. 멘도자씨의 아내는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연행돼 파출소를 거쳐 연제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멘도자 부부가) 고함을 질러 손자가 놀라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파출소에서도 멘도자씨를 폴란드인으로 착각하고 "폴란드 새끼"라고 했고, 멘도자씨가 콜롬비아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선 "더 못한 데서 왔네. 재수 없는 콜롬비아 새끼"라는 말도 했다.

멘도자씨 부부는 경찰에게 "인종차별적 언행을 자제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깜둥이'라고 부른 것도 아닌데 왜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하느냐?"며 소극적으로 대응했으며, 양측에 합의를 권유했다고 한다.

멘도자씨의 아내는 본지 전화 통화에서 "상대 측이 사과하면서 합의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냥 사과만 받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이후 페이스북에 이번 소동의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한국에선) 타인의 삶에 개입하거나 타인을 도와주려고 하지 말라"고 외국인들에게 당부했다. 이 게시물은 1700번 넘게 '공유'되고 2000건이 넘는 '좋아요' 반응과 함께 공감과 위로의 댓글 800여 건이 달렸다.

멘도자씨는 3일 페이스북에 "서장(부산 연제경찰서)이 어제저녁과 오늘 아침에 직접 전화해 사과를 하고, 외국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고 썼다. 멘도자씨의 아내는 "만연돼 있거나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지는 한국 사회의 인종 차별과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작은 사건"이라며 "한국에서 인종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이 없어질 수 있는 작은 계기라도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멘도자씨는 부산외국어대 교수를 지내고, 한국에 오기 전 미국 애틀랜타에서 CNN 기자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chosun.com]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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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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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민족도 차별하는 족속들인데 뭐 외국인으로서 차별 당한거 그리 슬퍼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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