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김태균(30)은 과연 4할에 복귀할 수 있을까.
김태균은 지난 16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서 대타로 출장해 무안타, 시즌 개막 이후 처음으로 타율이 0.399로 떨어졌다.
5월까지 0.430대의 고타율을 유지했지만 더위가 시작된 6월 들어 지속적으로 타율이 하락하고 있다. 손가락 부상 여파도 있지만, 이미 6월 들어 13경기에서 0.286(42타수 12안타)에 그치는 등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김태균에게 첫 고비가 찾아왔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체력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팀이 치른 58경기 중 56경기에 출전했다. 지명타자나 대타로도 출전했지만 대부분 경기에서 선발과 1루수로 활약했다. 김태균은 원래 체력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일본에서 활약하다가 중도 포기하고 귀국하며 공백기가 있었고, 올해는 3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와 달라진 환경에의 적응이라는 부담도 안고 있었다. 여기에 잔부상까지 겹쳐 타격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지만 마음 놓고 푹 쉬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최근 체력이 떨어지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연습과 훈련의 강도를 낮춘 것도 원인이다.
역대 4할대 타율에 도전하던 타자들도 여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원년 백인천 이후 4할대에 근접한 기록을 남긴 이종범조차도 여름 들어 급격히 떨어지는 페이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타고난 강골이었던 이종범에 비해 그렇지 못한 김태균은 좀 더 벤치의 세심한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스타일이다.
부진한 팀 성적도 김태균의 4할 도전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벽이다. 4할은 선수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팀 성적이 아주 좋거나, 혹은 시즌 막바지라면 어느 정도 주축 선수의 개인기록을 챙겨주는 배려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한화는 꼴찌로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데다 남은 시즌도 탈꼴찌 전망이 불투명, 김태균 한 명의 기록을 신경쓸만한 여력이 없다.
이미 최고액 연봉을 받는 김태균으로서는 주축 선수로서의 책임감도 있는데다 초반부터 팀 성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본인만 벌써 기록을 챙기려든다는 비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태균이 4할 달성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곧 “팀이 꼴찌인데 4할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팀이 없는 개인기록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선수가 자신의 정당한 노력과 기량을 통해 인정받은 기록이라면 팀 성적과는 별개로 인정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4할 타율은 현대야구에서 한번 나올까 말까한 꿈의 기록이고, 선수에게도 그런 기회가 자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김태균이 체력적-정신적 부담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다시 꿈의 4할에 도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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