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체가 경북 성주CC의 주한미군 사드기지를 촬영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지난달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사드기지의 위성 사진'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어스 위성의 해상력보다 월등한 결과물로, 북한이 위성이 아닌 다른 수단을 통해 촬영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위성 촬영한 사진이라며 공개한 성주CC 사진과 구글어스의 성주CC 사진을 비교해봤다. 구글어스의 사진은 2015년 8월 최종 업데이트된 것으로, 사드기지의 모습이 담겨있지 않다. 박상욱 기자
조선중앙TV는 지난달 8일 '도발적인 사드 배치 강행 책동으로 명백히 드러난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침략적 정체'라는 제목의 시사대담을 방영하며 문제의 사진 2장을 공개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이 사진이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이라고 밝혔다.
이 사진을 구글 어스에서 제공하는 위성 사진과 비교해보면, 해상도에서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북한이 방송을 통해 공개한 사진은 도로의 경계나 숲의 디테일 등에 있어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을 압도한다.
공간해상도의 예시.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한 자릿수 이내의 공개해상도 만큼의 해상력을 보인다. [사진 랜드픽스 홈페이지]
구글어스는 기본적으로 MDA 페더럴(구 Earthsat) 사의 위성 사진을 이용하며, 표준 해상도는 15m다. 검색 빈도가 높은 대도시나 특별한 시설에 한해서는 1m에서 최대 60~15cm 해상도의 사진을 제공하기도 한다. 위성 사진의 이 같은 해상도는 '공간해상도'라고 부른다. 이미지의 한 픽셀이 나타내는 지상의 면적을 나타내는 것이다. 15m의 공간해상도는 가로·세로 15m 크기의 물체가 식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어스(위)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함께 확대해 비교했다. 도로의 경계와 나무의 디테일 등 모든 면에서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압도한다. 박상욱 기자
구글어스를 통해 살펴본 성주CC 위성사진의 해상도는 한자릿수의 해상도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는 2015년 8월 촬영된 모습으로, 이미지 품질은 15m의 공간해상도보다도 떨어져 보인다. 반면 북한이 위성사진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은 1~2.5m의 해상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북한은 이 정도의 해상력을 자랑하는 카메라가 장착된 정찰 위성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당 사진이 촬영된 경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9일 발견된 북한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에서 촬영된 사진을 확인한 결과,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한 사진보다 해상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당시 무인기에서 발견된 카메라는 소니의 DSLT 카메라였다고 덧붙였다. 소니의 DSLT 카메라 가운데 가장 노후하고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은 2010년 출시된 '소니 DSLT α-33'으로, 화소수는 1420만 화소다. 저공 비행을 통해서라면 한 자릿수의 공간해상도 수준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는 수치다. 북한이 공개한 비교적 고해상도의 이미지가 무인기로 찍혔을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화보사진 모두보기3
지난달 8일 북한 조선중앙TV의 ‘시사대담’에서 경북 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 전경을 담은 위성사진이라며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TV는 사드 발사대 2기(검은 원)이 성주골프장의 북쪽 능선 부근에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이들 사진이 위성사진이라고 언급했지만 출처와 촬영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조선중앙TV 캡처]
DA 300
실제 '북한이 위성사진이라 주장하는' 해당 사진이 무인기를 통해 촬영된 것이라면, 지난 9일 인제에서 발견된 비행체 외에도 북한이 무인기를 내려보냈다는 것이 된다. 반대로 해당 사진이 위성을 통해 촬영된 것이라면, 북한이 고해상도 해상력을 보유한 카메라가 장착된 정찰위성을 보유 또는 임대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하지 못했었다는 것이 된다. 때문에 북한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확보하게된 경위에 대한 철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
전탕 나쁜짓이란 나쁜짓은 찾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