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정당서 출당 첫 전직 대통령 / 홍준표 “박근혜당 멍에 벗어나야” / 친박 “불법적 결정” 반발… 내홍 격화
자유한국당이 3일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했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가 “불법적 결정”이라며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력 반발해 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당이 한국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늘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진다”고 밝혔다. 당 대표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을 제명한 것이다. 홍 대표는 회견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 제명은 당 윤리위가 지난달 20일 ‘탈당권유’ 징계를 의결한 지 14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 제명되는 첫 대통령이 됐다. 이로써 바른정당 통합파들은 최소한의 탈당 명분을 확보해 내주 초 ‘한국당행’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당 대표의 직권 제명은 ‘위법이며 최고위 의결이 필요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탄핵 검토’ 발언까지 나왔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당헌·당규를 무시한 완전한 독선적 태도”라며 “홍 대표는 더 이상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 탄핵감”이라고 격분했다.
박 전 대통령과 같이 ‘탈당권유’ 처분을 받았던 친박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홍 대표 발표 직후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홍 대표를 직격했다. 서 의원은 “한국 정치사의 큰 오점”이라며 “정치 도의는 물론 당헌, 당규까지 위반한 출당 조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최 의원은 “홍 대표는 오늘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 앞으로 법적·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친박계 김태흠·이재만 최고위원 등은 오전 최고위에서 표결을 주장하며 반발했고,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홍 대표는 서·최 의원 출당 문제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정 원내대표와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