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 김일성광장·미림비행장서 열병식 준비 정황

- 軍 "작년 4·15 열병식과 유사한 패턴" 전망

- ICBM급 화성-15형·SLBM '북극성-3' 등 공개 가능성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은 30일 북한이 다음달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을 ‘건군절’로 지정하고 대규모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해 “우리 군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모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밤 남측 언론들이 건군절 열병식 등 내부 경축행사까지 시비하고 있다며 2월 4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과 관련해 “군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기본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열병식이 유엔의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를 위반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거기에 대한 즉답은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유엔 총회는 지난 해 11월 157개국이 공동 제안한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를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한바 있다.

최근 북한은 인민군 창설일인 2월 8일을 ‘건군절’로 공식 지정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열병식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가 민간 위성업체의 북한 지역 위성 촬영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평양 시내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인파가 동원된 모습 등이 포착됐다.

김일성광장은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는 곳이다. VOA는 앞서 북한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 준비가 이뤄지는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김일성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7.5km 떨어진 미림비행장에서는 지난 28일에도 대규모 병력이 대열을 이룬 모습이 확인된바 있다. 아직 미림비행장 일대에는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모습은 식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건군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건군절 복원 이후 처음이자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최초로 진행되는 만큼 전략무기 공개 가능성이 점쳐진다. 군 당국은 이번 북한 열병식이 지난 해 4월 15일 김일성 탄신 105돌을 기념해 실시한 열병식과 유사한 패턴으로 이뤄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열병식에선 20종의 무기를 공개했는데, 이들 무기 중 새롭게 공개하거나 기존 무기를 개량해 선보인 것이 10종에 달했다. 대부분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었다. 특히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2종과 기존 KN-08 미사일을 개량한 ICBM까지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열병식에는 지난 해 11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ICBM급 ‘화성-15’형이나 3단 형태의 새로운 ICBM급 ‘화성-13형’ 등 전략무기를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공개 가능성도 있다.

한편 1948년 2월 8일 인민군을 창설한 북한은 1977년까지 주요 국가 명절 중 하나인 건군절로 기념해 왔다. 하지만 1978년부터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 기념일(건군절)로 기념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다시 실제 정규군이 창설된 2월 8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2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건군절 변경을 공식화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을 기념해 지난 해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고체 연료 기반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인 ‘북극성 2형’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관용 (kky144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