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기수기자] 2012 런던올림픽이 한국시간으로 28일 개막해 8월 13일까지 대장정에 들어간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제인 데다 무더위와 열대야에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루 빨리 런던 올림픽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응원에만 빠지다 보면 자칫 생체 리듬을 잃어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의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런던은 8시간의 시차가 있어 실제 올림픽 경기 대부분이 한국 시각으로 밤 9시 이후부터 새벽 시간에 치러지기 때문에 밤새 TV를 시청하거나 응원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밤 시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낮 시간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각종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른바 '올림픽 증후군'이다.
◆과도한 심리적 긴장은 금물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26개, 총 302개의 세부종목이 17일 동안 펼쳐진다. 이 중 우리나라는 22개 종목에 239명이 출전한다.
국가대표 선수가 예선, 준결승을 거처 결승에라도 진출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너나할 것 없이 누구나 금메달 획득을 기원하며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
승부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 내용에 대한 적절한 긴장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경쟁심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나친 긴장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갑작스럽게 혈압을 높이거나 장운동을 감소시켜 속을 불편하게 한다.
특히, 무더위 속에서 운동 경기를 보면서 흥분할 경우 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유럽의 심장 학술지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 지나친 흥분과 긴장으로 심혈관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평상시보다 급사자가 1.5배 증가했다.
윤종률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도하게 흥분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무엇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밤샘 응원했다면 낮동안 틈틈히 수면 취해야
사람은 밤에 잠을 자고 안정을 취하도록 설계돼 있다. 수면 부족은 낮 동안의 기면증과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은 개인차가 있지만 하루에 최소 5시간 정도 야간 수면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TV시청이나 길거리 응원 등으로 잠을 자지 못하고 야간에 과도한 활동을 하게 되면 낮 시간 동안 두뇌활동이 떨어지고 분석력, 사고력, 기억력 등이 떨어져 일에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신체적인 면역력도 감소하고 피로가 쌓인다. 특히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등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새벽 경기는 가급적 녹화하거나 재방송으로 시청하는 것이 좋다. 피곤할 때는 반드시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다음날 피곤의 정도가 심하다면 점심식사 후 20~30분 정도 낮잠을 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새벽에 꼭 경기를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면 퇴근 후부터 경기시작 전까지 미리 잠을 자둬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낮 시간 정신이 멍하고 집중되지 않는다면 계단을 걸어본다든지 주변을 산책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 좋다"며 "몸을 움직여주면 몸도 제 기능을 찾기 쉬워지므로 멍한 증상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TV는 바른 자세로 불 켜놓고 시청해야
야간에 TV를 보다 보면 아무래도 자세가 나빠지기 쉽다. 각종 피로 및 골격계 증상을 줄이기 위해선 바른 자세로 TV를 시청해야 한다.
특히 옆으로 누워서 팔로 목을 괴는 자세, 목에 높은 베개를 베고 TV를 시청하는 자세, 허리를 밀착하지 않는 자세 등은 피해야 한다.
TV를 볼 땐 소파나 의자에 허리를 밀착시키고 윗몸에 힘을 뺀 편안한 상태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되도록 30분~1시간 간격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몸 뿐 아니라 눈도 피곤해질 수 있다.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2m 이상 거리를 두고 TV를 시청해야 한다. TV는 눈높이보다 약간 낮은 위치에 두고 광고 시간에는 틈틈이 눈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또 눈이 마를 때마다 인공눈물을 넣어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구를 촉촉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뻑뻑함, 안구건조 증상, 피로감, 두통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새벽에 시청할 때는 불을 반드시 켜도록 한다. 주위가 어두우면 동공이 크게 확대돼 눈의 피로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올림픽 기간 동안은 응원 때문에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지는 시기인 만큼 음주나 흡연은 평상시보다 컨디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