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화생활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도심 속 오아시스, 무료개방 책방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8.23일 09:35

환하고 조용한 책방

내부.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독서까페를 운영한다거나 헌책방의 주인을 꿈꿔봤을 것이다. 가게 위치나 내부 인테리어 그리고 수익은

중요치 않다. 그냥 독서광들이 알아봐주는 아지트면 된다.

여기 이런 꿈을 실천한 부부가 있어 화제다.

20일 오전, 이른 시간에 찾았는데도 연변주전민열독협회 책방 내부에는 벌써 사람들이 띄염띄염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독서삼매경이다.

연길시 애단로 삼조아빠트구역에 위치한 이 책방은 올 5월 4일에 오픈했다. 400평방메터는 족히 되는 내부는 벽면을 꽉 채운 책들로

진풍경을 이룬다. 누구든 그 어떤 입장 절차 없이 들어와서 무료로 독서를 할 수 있다. 시내 번화가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책방 안은

조용했다.

사회인들을 향해 문턱 없이 활짝 열린 이 책방은 31세 동갑 내기 부부 전동빈, 조예화가 기획하고 꾸린 것이다. 일찍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커플로 발전한 이들 부부는 독서라는 공동의 취미가 있었다. 전동빈은 2011년 공무원에 합격했다가 2017년 그만두고 조예화랑 함께 류학을

선택했다. 독서분위기가 잘 형성돼있는 외국의 환경을 보면서 나중에 고향에서 꼭 독서문화를 이끌어가는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했다.

“처음엔 집에서 독서회를 조직했죠. 위챗 모멘트에 독서회 통지를 했더니 생각 밖에 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놀랐습니다. 그렇게 독서회는

한주에 한번씩 진행됐습니다.”

주변에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이들 부부는 힘을 얻었다.

미구에 이들은 주민간조직관리국에 가 ‘연변주전민독서협회’를 등기, 설립했다.

때마침 이들 부부가 대외에 임대주었던 상가가 자리를 비웠고 이들은 이 가게자리를 더는 임대 주지 않고 책방, 협회 활동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

내부장식을 할 때부터 도움의 손길이 닿기 시작했다. 장식일군들도 공익성 책방이라는 말을 듣고 무료로 많이 도와줬다. 가구제작 분야에서

일하는 한 사장은 주동적으로 공장측과 련락을 취해 책장과 책상 등을 저렴한 가격에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또 어떤 회원은 150인치의

영사막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장식이 갓 끝난 책방 내부는 어수선했다. 협회 회원들은 5.1절기간의 휴가를 마다하고 팔 걷고 나섰다. 사나흘간 청소, 정리를 통해 드디여

5월 4일 오픈할 수 있었다.

처음에 책방의 책은 이들 부부가 소장하고 있던 도서 2000여권으로 채워넣었다.

“책장에 비해 장서량이 엄청 모자라서 책장마다 텅텅 비여있었습니다. 회원들이 보더니 자각적으로 자신의 책을 기증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늘어나기 시작해서 이제는 만여권이 되였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힘을 합친 덕에 전례 없던 무료책방이 연길에 탄생했다. 확 트인 넓은 공간에 여기저기 식물들로 장식을 했고 작은 주방까지

딸려있어 가볍게 음료를 한잔 할 수도 있다.

입소문을 타고 회원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났다. 사회 각계의 관심이 모이면서 후원도 늘어났다. 협회내에는 지원자 대오도 생겨났다.

공무원, 대학 강사, 간호원, 약제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이 한마음한뜻으로 뭉쳐 이 ‘독서 성지’의 수호천사로 나섰다. 이들은 파란

유니폼을 입고 책방 운영 및 시설 보수 등 갖은 일을 자력갱생하면서 그 속에서 귀속감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얼마 전 주과학기술협회에서는 독서협회에 과학기술보급 E플랫폼 설비 및 과학기술 보급류 도서를 기증했고 주도서관에서는 전자책열람 임대기를

기증했으며 연길시신화서점에서는 1000여권의 도서를 기증하기도 했다.

현재 책방은 고정회원이 천여명을 넘기는 등 운영이 정상궤도에 들어섰다. 이들 부부는 자신이 뿌린 씨앗이 협회 회원 및 사회 각계의 관심

아래 이렇게 튼튼히 발붙이고 발전해나가는 모습에 다시금 초심을 되새긴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려는 데서 출발했는데 3개월 사이에 이런 발전을 가져온 것을 보면

연변의 독서분위기가 비교적 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휴대폰도 내려놓고 근심걱정도 내려놓고 조용히 책장을 번질 수 있는, 번화한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그런 공간, 전동빈, 조예화 부부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겼다. 앞으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뭉쳐서 독서의 영향력을 날로 넓혀가면서 공유책방을 꾸준히 운영, 발전시키는

것이 이들 초지일관의 꿈이다.

연변일보 글·사진 리련화 기자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문지인, 김기리 커플(나남뉴스) 이번주 결혼을 앞두고 있는 개그맨 김기리(38)와 배우 문지인(37) 커플이 예능에 동반 출연한다. 김기리, 문지인 커플은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너는 내 운명’은 다양한 분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사실은 유부남, 자녀도 2명" 손태진, '불타는 트롯맨' 의혹에 솔직 고백

"사실은 유부남, 자녀도 2명" 손태진, '불타는 트롯맨' 의혹에 솔직 고백

사진=나남뉴스 '불타는 트롯맨' 우승자 손태진이 소문으로 떠돌던 유부남 의혹에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오는 17일 방송하는 MBN '전현무계획'에서는 전라도 로컬 맛집 검증에 나선 전현무, 곽튜브, 손태진이 등장한다. 손맛으로 유명한 전라도 제철 맛집은 광주, 나

"시부모님 백화점 오너" 김정은, '♥연봉 10억 남편' 직업 공개 깜짝

"시부모님 백화점 오너" 김정은, '♥연봉 10억 남편' 직업 공개 깜짝

사진=나남뉴스 배우 김정은이 연봉 10억원을 받는 자산가 남편의 직업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지난 15일 이경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는 배우 김정은이 게스트로 출연해 토크 시간을 가졌다. 평소 홍콩에 머무른다고 알려진 김정은에게 이경규는 "

"돈 필요 없어요" 김호중 팬카페, 뺑소니 논란 속 기부했다 '퇴짜 당해'

"돈 필요 없어요" 김호중 팬카페, 뺑소니 논란 속 기부했다 '퇴짜 당해'

사진=나남뉴스 가수 김호중이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운전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팬클럽의 기부금이 전액 반환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16일 김호중의 팬클럽 '아리스'는 학대 피해를 당한 아동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비영리단체 희망조약돌에 기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