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에디션(특별 한정 판매 모델)'의 저주는 계속되는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제네시스 프라다 스페셜 에디션에 이어 최근 벨로스터 한정판 모델도 판매에 차질을 빚는 '굴욕'을 당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25일 벨로스터 터보 마멀레이드 스페셜 에디션을 21대를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두달 가까이 지난 22일 현재 이 모델은 구매가 가능한 상태다. 불과 21대밖에 생산하지 않기로 한 스페셜 에디션이 두달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차는 벨로스터 터보 차량에 오렌지톤의 마멀레이드 컬러를 입혀, 빛의 굴절로 인해 각도에 따라 차량의 색상을 2가지 이상으로 보이도록 했다. 현대차의 한 영업사원은 "이 색상(마멀레이드)의 차를 좋아하는 소비자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차를 구입해 타다가 나중에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경우 안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감에 선뜻 구입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고 전부 판매하지 못한 사례는 벨로스터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출시돼 1200대 한정 판매에 들어간 제네시스 프라다는 1년도 더 지난 현재까지 재고가 남아있는 상태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제네시스 2012년형을 기반으로 현대차와 프라다가 2년에 걸쳐 공동 디자인 작업한 모델이다. 특수 도장 방식을 적용해 반짝이는 펄 느낌을 주는 3가지 외장 색상(블랙네로, 블루발티코, 브라운모로)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고, 동승석 콘솔 측면에 로고와 차량 고유 번호가 새겨져 있다. 차량을 구매하면 현대차와 프라다가 공동 제작한 열쇠고리와 북케이스를 제공한다.
스페셜 에디션의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차와는 달리 한국GM은 지난해 7월 쉐보레 스파크 트랜스포머 스페셜 에디션 1000대를 출시한 후 3개월만에 모두 판매했다. 이후 "스파크 한정판을 더 생산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자 한국GM은 올해 3월 스파크 트랜스포머 스페셜 에디션을 아예 대량생산 모델로 제작해 생산에 들어갔다. 트랜스포머 에디션과 유사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대신 영화 <;트랜스포머>;의 문자 도안과 로고는 없애 더 넓은 고객층을 겨냥했다.
이처럼 국산차 스페셜 에디션의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는 자동차 회사의 상품기획 능력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워낙 신모델을 꾸준히 많이 출시하는 브랜드이기때문에 소비자들이 '기존 모델과는 다른 특별한 차'라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하이엔드(high-end·최고급) 제품 고객층이나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기존 모델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도록 제작해야 스페셜 에디션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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