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10일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삼성 전용기에 올라 홍콩으로 향했으며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홍콩을 방문해 삼성의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등 활발한 현장경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홍콩행은 유럽 출장을 다녀온 지 약 한 달 만이며 올 들어서는 다섯 번째 해외 출장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홍콩을 출장지로 선택한 데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이 사업차 출장을 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과 굵직한 협력 방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회동이 홍콩 현지에서 이뤄진다면 함께 비행기에 오른 이부진 사장이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의 대외 협력과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재용 사장도 이 자리에 동석할 확률이 크다.
전자업계의 고위 인사는 "홍콩은 아시아권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금융, 통신, 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곳"이라며 "삼성 오너 경영자들이 대거 홍콩을 방문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과 함께 전용기에 오른 이부진 사장의 비즈니스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홍콩에서 진행되는 호텔신라 사업이 없는 만큼 호텔신라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면세점과 호텔 업계에서는 홍콩 또는 싱가포르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마감된 홍콩 첵랍콕 공항 면세점 입찰 건 외에 현재 홍콩에서 진행 중인 입찰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라면세점이 최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매장 운영권 2개를 따낸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싱가포르 창이 공항 면세점 운영권에 대한 대규모 사업자 선정이 진행된다"며 "이를 대비한 사전 준비로서 홍콩을 거쳐 싱가포르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호텔 업계도 해외 사업과 연관 짓는 분위기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해외 진출 건에 대한 검토차 방문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해외 발걸음이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발 경제위기와 향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 회장이 해외 지인들과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향후 경영계획의 방향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이날 공항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이 나와 이 회장 일행을 배웅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