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송중기가 얼마 전 100일을 맞이한 아들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이날 그는 영화 '늑대소년'의 캐스팅 제의를 고사했던 이유를 밝혀 화제를 모았다.

6일 오후 배우 송중기는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액터스하우스'에 참석해 '늑대소년'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순간을 추억했다. 이번에 그는 김창훈 감독의 영화 '화란'으로 부산을 찾았다.

송중기는 먼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받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다. 오랜만에 영화 소개하면서 오게 됐다. 요즘 워낙 한국 영화 상황이 어렵다보니, 더 간절하고 소중한자리"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10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을 추억하며 "(당시) 박보영 배우와 '늑대소년'으로 함께 오게 됐는데 저와 보영씨도 신인배우였고, 감독님도 신인 감독님이셨기 때문에 '많이 오실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관객들이 계단까지 꽉 채워서 함께 울고 웃어주시더라. 그 기억이 강렬하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늑대소년 대본을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박보영씨는 이미 캐스팅이 돼 있었고 저에게 대본을 주셨다. 제가 뭐라고 처음에는 거절했었다. 저는 그때 막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 역할을 맡기 시작했고 잘하고 싶은 욕망이 컸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도 없는 걸 왜 주셨지?'라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두 달 뒤에 다시 대본이 왔고, 집에 가서 보고 소름이 돋더라. 이걸 왜 거절했는지 의문이 들었고,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아기 100일 지났다, 박수 좀 달라... 유연해진 송중기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처음에는 대사가 없어서 어려울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배우 송중기는 연습을 하면 할 수록 손발이 다 묶인 기분이 들었다고. 어려움을 겪던 송중기에게 해결책을 찾아준 분은 바로 이준혁이라고 한다.

송중기는 "이준혁선배님은 마임을 공부하신 분이신데, 몇 달 동안 트레이닝을 해 주셨다. 감독님께서는 강아지를 관찰해보라고 하셨다. 보영씨 말을 듣게 될 수 밖에 없으니까 상대 배우의 연기를 봅는 게 중요하단 걸 깨닫게 해준 작품이다. 부족한 신인배우 송중기에게 많은 걸 가르쳐준 소중한 작품" 이라며 '늑대소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한편 송중기는 최근 '아빠'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결혼해 아들을 품에 안으며 심경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유연한 표정으로 "이제 100일 좀 더 지났다. 박수 달라"고 말해 관객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아이가 생기고 난 뒤, 연기하는 배우의 마음가짐이 바뀐 것이 있냐는 질문에 송중기는 "배우 송중기이기 전에 인간 손중기로서도 나중에 아기에게 떳떳하지 못한 아빠는 되지 말자는 생각이 명확해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른이라면 좋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나,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고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라면 당연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한다. 비겁한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한다. 책임질 줄 알아야한다"고 밝혔다.

아빠가 된 후 더 단단해져 돌아온 송중기 배우의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