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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칼럼] <슈퍼스타 K> '악마의 편집'을 넘어서는 한 수가 필요하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9.21일 10:33

M.net <슈퍼스타 K 4>의 '슈퍼위크'는 종종 <슈퍼스타 K 2>를 연상시킨다. 기타를 손에 쥔 채 눈물을 흘리는 유승우의 얼굴은 시즌 2에서 기타를 부여잡고 울던 장재인과 겹치고, '엄친아' 로이킴은 '엄친아'존박처럼 '슈퍼위크'에서 한차례 탈락한 뒤 패자부활전을 통해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로이킴이 친구가 된 정준영과 합격 불합격으로 나뉜 버스 앞에서 인사를 나누거나, 여성 참가자 이지혜가 단체 미션에서 팀원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시즌 2뿐만 아니라 시즌 3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출연자는 다르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그러니 존박이 떨어질 때는 "설마!"하며 TV 앞으로 쏠리던 몸이, 2년 뒤 로이킴의 탈락에는 "설마~"하고 눕게 된다.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슈퍼스타 K> 특유의 편집 스타일에 변화를 주지 않는 제작진을 탓할 수도 있다. 제작진은 녹화로 진행되는 '슈퍼위크'의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 영상을 편집하고, 그만큼 화제성있는 출연자들에게 포커스를 집중한다. 예선에서 심사위원 이승철이 톱10이 가능하다고 말한 소년 유승우는 '슈퍼위크' 인트로부터 등장하고, 외모가 뛰어난 로이킴과 정준영은 연습 중 사소한 잡담부터 숙소의 모습까지 공개된다. 반대로 별 주목을 받지 못한 출연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제작진이 많은 시간을 할애한 로이킴이 첫 미션부터 탈락할 거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다음주에 로이킴이나 정준영이 완전 탈락하는 반전을 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대신 다시 시간을 들여 다른 출연자를 발굴해야 한다. '악마의 편집'을 고수하는 한, 제작진은 과거보다 더욱 어려운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악마의 편집'은 지금 제작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깝다. <슈퍼스타 K 3>와 <슈퍼스타 K 4>사이 수없이 생긴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슈퍼스타 K 4>와 출연자들을 나눈다. 실력파 밴드들은 상당수 KBS 밴드>를 선택했고, 어리고 외모가 뛰어난 출연자들은 SBS <일요일이 좋다>의 'K팝스타'를 통해 SM-YG-JYP 중 한 곳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심지어 같은 m.net의 <보이스 코리아>에는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했다. <슈퍼스타 K 4>의 참가자 수는 200만을 넘겼다. 그러나, 정작 제작진이 내세울만한 출연자들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 실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음악적인 색깔이 겹치고, 그 탓에 캐릭터까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슈퍼스타 K 2>에는 존박이 있으면 허각이 있었고, 장재인이 있으면 강승윤이 있었다. 팝을 즐겨 부르는 '엄친아'와 동네 행사 무대에서 노래하는 청년이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10대 시절 왕따를 당한 고통을 겪은 여성 싱어송라이터와 세상 무서울 것 없어 보이는 10대 소년이 한 무대에 섰다.

반면 <슈퍼스타 K 4>에는 허각 같은 남성 보컬리스트도, 장재인처럼 기타를 치거나, 김소정처럼 춤과 외모가 부각되는 여성 출연자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시즌 3의 예리밴드와 헤이즈, 버스커버스커와 투개월처럼 개성 강한 두 팀의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밴드들도, 울랄라세션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남성 보컬 그룹도 없다. 정준영, 로이킴, 유승우처럼 주목받는 출연자들은 모두 기타치는 남성들이다.

<슈퍼스타 K 4>의 참가자는 200만을 넘겼지만, 오히려 쇼에 쓸만한 캐릭터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줄어들었다. <슈퍼스타 K 4>는 강용석 전 국회의원을 2회, 아이돌 출신 죠앤을 3회에 걸쳐 등장시켰다. 결과적으로 탈락했고, 화제성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없는 그들에게 오랜 시간을 할애한 것은 무리수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 이상으로 초반 흥행을 끌 출연자를 찾기도 어려운 것이 <슈퍼스타 K 4>의 딜레마다. '슈퍼위크'에서 제작진은 마치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듯 첫번째 미션에서 출연자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그만큼 쇼의 호흡은 느려지지만, 출연자의 캐릭터를 잡는데는 효과적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정준영의 독특한 캐릭터가 부각됐고, '슈퍼위크'의 1회와 2회는 상반된 성격을 가진 정준영과 로이킴 중심으로 구성될 수 있었다. 편집은 제작진의 역량이다. 하지만 편집에 필요한 소스는 결국 출연자의 몫이다. 지금 <슈퍼스타 K 4>의 관건은 제작진의 편집이 얼마나 시청자의 뒷통수를 치느냐가 아니라, 정준영처럼 프로그램을 흔들 튀는 캐릭터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있다. <슈퍼스타 K 4>의 제작진은 적어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고육책을 짜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슈퍼스타 K 4>는 이 거대한 쇼가 겪을 가장 어려운 오디션처럼 보인다. 시즌 2의 성공은 시즌 3에 실력파 밴드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그 사이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등장했고, '슈퍼위크'에서 예리밴드를 둘러싼 논란은 진위와 별개로 쇼에 대한 신뢰성에 상처를 남겼다. <슈퍼스타 K 4>는 가장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면서도 다시 어떻게 더 매력적인 출연자들을 모을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았다. 지금 제작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슈퍼스타 K 4>마저 지난 시즌들 같은 화제성을 만들어내서 앞으로의 참가자들에게 <슈퍼스타 K>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 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것은 시청자들이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탈락 여부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출연자들의 매력이자, 그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만들어낼 제작진의 역량이다. '악마의 편집'이 예상 가능한 것이 됐다면, 지금 제작진은 진짜 악마라도 불러와야 할런지도 모른다.


글. 10아시아 편집장 강명석 two@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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