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진·이철구 교수 환관 족보 분석 규명
▲ 【서울=뉴시스】민경진(42) 인하대 교수와 이철구(46) 고려대 교수팀이 조선시대 환관족보(양세계보) 연구를 통해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원인이 ‘남성호르몬’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내 연구진이 조선시대 환관족보 연구를 통해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원인이 ‘남성호르몬’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역사자료를 바라본 것으로 향후 항노화제 개발이나 남성의 수명 연장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평가된다.
민경진(42) 인하대 교수와 이철구(46) 고려대 교수팀은 조선시대 환관족보를 분석한 결과 81명의 환관들의 평균수명은 70세로, 당시 51~56세를 살았던 양반들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환관족보(양세계보)란 조선시대 환관들은 생식기관이 불완전한 남자(고자)를 입양해 대를 이은 사실을 기록한 족보로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특히 조사한 81명의 환관 중 3명은 100세를 누렸으며, 일부 환관들의 수명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남성이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원인이 ‘남성호르몬’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와 이 교수가 주도하고 국사편찬위원회 박한남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성과는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최신 생물학(Current Biology)’에 25일자로 발표됐다.
남성의 평균 수명은 여성에 비해 약 10% 짧은데,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남성의 수명이 여성에 비해 짧은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남성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거세’가 동물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됐지만, 이번 연구처럼 사람의 거세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그동안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민 교수는 “지금까지 다른 문화에서도 환관은 존재했지만, 입양을 통해 대를 잇고 이를 족보로 기록한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해 가능했던 연구”라며 “앞으로 중년 이후 남성호르몬 차단을 통한 항노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의의를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