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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조승우, 드라마 왜 안했나? 물 오른 능청연기

[기타] | 발행시간: 2012.11.20일 10:57

[TV리포트=김지현 기자] 배우 조승우의 능청연기에 물이 올랐다. 드라마는 안된다며 고집을 부리더니, 데뷔 13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 '마의'에서 물 만난 물고기가 됐다.

2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마의'(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에서는 혜민서 의생 시험에 합격한 백광현(조승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원수 이명환(손창민)의 사주로 팔을 다친 백광현은 부상에도 불구, 신들린 시침 실력으로 시험에 통과했다.

'마의'에는 매회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백광현은 늘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지만,어떻게든 이를 극복해낸다. 그렇다고 위기가 가벼운 적은 없다. 매번 위험하고 아슬아슬하다. 이를 반복하는 백광현의 캐릭터는 당연히 진지하고 무거울 수 밖에. 백광현과 비슷한 역을 맡은 '허준' 전광렬과 '대장금' 이영애의 연기가 그랬다.

반면 조승우는 백광현의 캐릭터에 능청스러움과 뻔뻔함을 추가했다. '마의'가 '허준', '대장금'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달라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조승우의 능청스런 연기 덕에 백광현은 마냥 무거운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때로 웃기고 가벼울 수 있다. 진지함과 능청을 자유스럽게 오가는 것이 포인트다.

조승우는 웃을 수 없는 진지한 상황이 연출될 때도 능글맞은 연기로 분위기를 가볍게 풀어내고 있다. 이는 캐릭터 본연이 지닌 특성이 아니라, 조승우 스스로 개발한 것이다. 노장 이병훈 감독의 올드한 분위기를 젊게 쇄신해주고 있다. 영화와 뮤지컬에서 오랜시간 내공을 쌓은 여유가 돋보인다.

최근 백광현은 의생시험을 도와주는 강지녕(이요원)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백광현은 천민인 자신을 동료들이 천대할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그는 신분을 상관하지 않는 강지녕과 계속 친구로 남고 싶어했다. 이 때도 조승우의 능청연기가 돋보였다.

백광현은 "의녀님이 날 건사 안 해주면 누가 해주냐구요? 그러니까, 제자 버릴 생각 말고 나 끝까지 책임지세요. 사람이 책임감이 없어, 응?"라는 말로 은근슬쩍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 양반인 강지녕을 팔로 치기까지 했다.

또 강지녕이 백광현의 손을 덥석 잡은 것을 무안해하자, 조승우는 "아니에요. 이해해요. 사실 제 손이 덥석덥석 잡고 싶게 생겼어요. 그쵸?"라고 묻는다. 사극이지만 트랜드 드라마에 나올 법한 대사다. 조승우가 주인공이라 가능한 일이다.

극의 분위기를 밝고 젊게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지함을 버린 조승우의 연기가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이는 매회 마다 발견되는 조승우의 연기법이다. 13년 동안 어떻게 드라마를 참았는지 의아할 정도다.

사진=MBC '마의' 화면캡처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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