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찬호(오른쪽)가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마친 뒤 신경현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하고 있다. 제공 | 한화
한화 박찬호(39)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포수에 대해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포수의 성향과 볼배합에 따라 제구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LA다저스에서 주전 포수 폴 로두카 대신 수비형 포수 채드 크루터와 배터리를 고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박찬호는 그 해 크루터와 찰떡궁합을 보이며 개인 최고 성적인 18승(10패)을 거두기도 했다.
박찬호의 '포수 궁합론'은 한화 입단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팀 합류 직후 "국내 프로야구에 잘 적응하기 위해선 포수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포수들과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찬호의 배터리 상대로는 신경현(36)이 유력하다. 신경현은 지난 1999년 입단 후 14년 동안 한화 안방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지난해엔 팀 주장을 맡아 팀원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고 리더십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가 가진 풍부한 경험은 박찬호의 국내 적응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경현은 7일(한국시간) 스포츠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찬호 형과 끊임없는 소통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 팀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장.단점과 그에 맞는 박찬호 선배의 구질에 대해 분석해 볼을 배합해야 할 것 같다. 복잡한 절차가 되겠지만 끊임없는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로는 올 시즌 두산에서 영입한 최승환(33)이 있다. 그는 12년 차의 베테랑으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고 있다. 박찬호의 지원군 역할에 손색이 없다.
사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한화의 포수 전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백업 포수로 활약한 포수 3명이 줄줄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희근은 입대를 했고 나성용은 LG로 이적했다. 박노민은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이다. 그러나 박찬호의 입장으로선 경험이 적은 세 선수 대신 신경현, 최승환과 호흡을 맞춰가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국내 타자들의 장.단점을 조목조목 파악하고 있는 두 선수의 존재는 박찬호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