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가 안일한 기획과 구성으로 안방극장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다.
‘우결’은 남녀 스타의 가상 결혼 생활을 담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대본이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까닭에 시청자들의 연애 감정을 자극하는 등 판타지를 충족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
때문에 지금은 하차했지만 올해 초 오연서의 열애설로 불어 닥친 진정성 논란은 가상과 현실의 줄타기라는 이 프로그램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때마침 황광희와 한선화, 이준과 오연서, 윤세아와 줄리엔 강 등 출연하는 가상부부들의 조합이 뛰어난 덕에 모처럼 활력을 찾았던 시점이라 아쉬움은 더했다. 오연서의 열애설도 열애설이었지만 하차 시기를 정하는데 있어서 제작진의 매끄럽지 않은 대처 과정은 ‘우결’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이유가 됐다.
‘우결’은 지난 달 23일 방송에서 6.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며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힘을 잃었다. 비슷한 시기에 진정성 논란을 겪었던 SBS ‘정글의 법칙’이 10% 후반대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뼈아프다.
매회 새로운 정글 탐험을 보여주면서 진정성 논란을 극복하고 있는 ‘정글의 법칙’과 달리 ‘우결’은 김이 빠진 기존 커플을 하차시키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잠깐이라도 끌 수 있는 새로운 커플을 투입하는 단기적인 처방법만 고수하고 있다.
고질적인 식상한 구성과 제작진의 안일한 기획이 ‘우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시즌 4까지 이어지면서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구성방식은 이전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고 출연하는 스타들만 바뀌고 있다. 친근하고 재기발랄한 커플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그나마 화제성은 높지만 변화가 없는 신선하지 못한 구성은 아쉽기 그지 없다.
풍파를 겪고 있는 ‘우결’이 최근 부랴부랴 선택한 것은 실제 커플이다. 제작진은 장수 연인인 조정치와 정인을 투입하면서 진정성 논란으로 촉발된 시청률 침체기를 벗겠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과거 실제커플인 김용준과 황정음을 내세우며 부흥을 누렸던 ‘우결’이 다시 한번 같은 방식으로 위기를 타파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생각만큼 뜨겁진 않다.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조정치와 정인이기에 솔깃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새로움을 포기한 ‘우결’ 안에서 과연 이들의 매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반응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는 벌써 수년 째 도돌이표 구성을 보이고 있는 '우결' 제작진에 대한 불신이 가져온 결과다. 정체된 ‘우결’, 떠나고 있는 시청자들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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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