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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말 끊는 여성에 참던 오바마, 결국...

[기타] | 발행시간: 2013.05.24일 15:06
[오마이뉴스 이유경 기자]

대통령이 당선 후 처음으로 국가 안보에 대한 중요한 대국민 연설을 생방송으로 한다. 그런데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하는 일반인이 그 연설을 한 번, 두 번도 아닌, 여섯, 일곱 번 계속, 4분 가량 방해를 한다면, 그래서 대통령이 계속해서, "제 말을 먼저 마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사정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23일(미국시각) 오후 오바마는 미 국방 대학교에서 재선 이후 최초의 국가 안보 연설을 했다. 이 연설을 위해 수개월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바마는 미국의 무인 폭격기의 사용을 제한하고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할 것이라 다시 약속했다.

원래 오바마는 2008년 대선 캠패인 당시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할 것이라 약속했지만, 의회의 반대로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문제는 그가 의회의 반대에 직면하자 이 문제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고, 이 때문에 미국 진보 진영으로부터 지금껏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이날 그는 또한 무인 폭격기의 사용제한과 이 사용의 권한을 CIA에서 국방부로 이관하는 것, 조지 부시 전 대통령때부터 지속된 테러와의 전쟁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는 일 등을 폭넓게 언급했다.

특히 최근 미 법무부가 국가 안보 사항이 언론에 누출된 것을 조사하는 것과 관련, 국가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군 통수권자로서, 나는 전장의 우리 군인들과 작전을 보호하기위해 정보가 기밀유지되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법을 어겨 비밀 정보 보호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로운 언론 역시 우리 민주주의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번 유출 수사가 책임있는 정부를 가능하게 만드는 언론에게 겁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에 괴롭습니다. 언론인들은 그들의 임무를 다하는 것 때문에 법적 위험을 겪어서는 안됩니다"라고 강조했다.

▲ 23일 <허핑턴 포스트>갈무리. 화면 윗부분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도중 미디어 벤자민의 훼방에 미소를 짓는 모습. 왼쪽 하단은 벤자민이 대통령 연설을 방해한 이후 연설이 있었던 미 국방 대학교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미국 기자들의 전화를 받는 모습

ⓒ 이유경

그런데 이날의 연설(→동영상 보러가기)이 더욱 주목을 끈 것은 Code Pink(정식명칭은 Code Pink: Womenfor Peace)라는 반전 NGO 단체의 공동 설립자인 미디어 벤자민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계속 방해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법을 준수하세요! 당신은 헌법 학자이기도 합니다!"라고 외치며 대통령의 연설을 한참 동안 방해했다.

미디어 : "실례합니다만, 오바마 대통령…"

오바마 : "그러니까… 제 말을 마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또 다시…."

미디어 : "102명의 포로(관타나모 기지 내: 기자 주)들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우 절박합니다."

오바마 : "그것에 대해서 막 얘기하려던 참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오바마는 "ma'am"이라 표현)께서 내가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그것에 대해서 말할 참입니다."

미디어 : "당신은 우리의 군 통수권자입니다…"

오바마 : "말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미디어는 계속해서 끼어들었고, 이에 오바마는 침착하게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자신이 발언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오바마는 이어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할 수 있도록 의회의 도움을 다시 요청하겠다고 말하고, 미 국방부와 국무부에서 포로들을 제 3국으로 이송하는 일을 전담할 인사를 선출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예맨인 포로들을 자국으로 송환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명령도 내리겠다고 말했다.

미디어 : "오늘 그들을 풀어주세요!"

오바마 : "자, 선생님(ma'am), 제 말 좀 마치겠습니다. 발언의 자유에는 당신이 말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당신은 듣고 나는 말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단식 투쟁을 하는 (관타나모의) 포로들을 억지로 먹이고 있는 현 상황을 좀 봅시다. 나는 내 말을 끊는 저 젊은 여성(미디어 지칭: 기자 주)에게 기꺼이 발언의 기회를 줄 것입니다. 왜냐면 이 일이 그녀가 열정을 가질 만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입니까? 우리 건국 아버지들이 이것을 기대했을까요? 이것이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주려는 미국의 모습입니까? 정의에 대한 우리의 상식은 이것보다 더 강력합니다."

이어 오바마가 미국의 법원에서 테러리스트를 재판하는 것에 언급하자,

미디어 : "CIA가 무인공격용 전투기를 운영하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까? 의심스런 행동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작전에 서명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오바마 : "지금 말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 "수천명의 무슬림이 죽었습니다. 당신은 그 무고한 가족들에게 어떤 보상을 해줄 건가요?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합니다."

오바마 : "아무래도 대본을 잠시 꺼야겠습니다(청중 웃음). 이 여성의 목소리는 귀기울여 들을 가치가 있습니다. 분명히 나는 그녀가 말하는 것의 많은 부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 분명히 그녀는 내가 말한 것의 많은 부분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문제를 대충대충 넘길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허핑턴 포스트>에 따르면 미디어는 경호원들에게 강제로 퇴장당한(유튜브 동영상 보러가기) 이후 군 관계자와 대통령 경호원 그리고 FBI에게 간단한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그녀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꼭 말해야 겠다. 대통령의 연설을 방해해도 얻어 맞거나 고문당하거나 또는 1년간 감옥에 갇혀 있지 않아도 되는 나라에 살고 있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고.

현재 60세의 그녀는 대통령이 자신을, "젊은 여성"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내가 그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그것은 참 친절한 행동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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