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해킹이 빈발하면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해커들의 주공격대상은 미국이다. 최근 중국 해커로 추정되는 이들이 미국의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기업, 언론, 포털사이트 등까지 전방위적으로 해킹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해커들의 공격 범위는 정치 문건이나 군사 기밀에서 최근 첨단 기술정보와 기업 비밀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국방과학위원회(DBS)의 기밀 보고서를 통해 중국 해커들이 F-35 전투기, 글로벌 호크 무인기 등 20개 이상의 미국 첨단 무기 설계도를 빼냈다고 보도했다. 중국으로 넘어간 자료 중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미사일 방어 체계와 관련된 설계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일주일 앞선 21일에는 중국 해커들이 인터넷 기업 구글의 미국 본사 서버에 침투해 연방법원의 수색영장 등 중요 정보를 빼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줬다. 미국 언론과 기업들도 중국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30일에는 ‘블룸버그통신’에 이어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잇달아 중국의 해커들로부터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러한 해킹 신고가 잇따르자 미국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사이버 해킹의 주체로 중국 정부와 군을 직접 지목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중국 해커들의 표적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미국 컴퓨터 보안회사인 맨디언트는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사이버전 대응 부대인 ‘61398부대’가 2006년부터 141개국 정부기관에서 신제품 생산 계획이나 임상실험 결과, 협상전략 등 수많은 정보를 빼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호주 ABC방송은 중국 해커들이 호주 정보부가 새롭게 짓고 있는 새 청사 건물의 도면을 해킹했다며 이 외에도 국방부, 외교부 등 주요 정부기관 및 중국과 거래가 많은 민간 기업에도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대만 국가안전국(NSB)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해킹 공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난 한 해 동안 NSB 사이트가 334만 차례 해킹 시도를 받은 사실을 언급했다고 현지 언론인 쯔유스바오(自由時報)가 전했다. 대만은 중국의 해킹 시도 등 사이버 공격 우려가 커지면서 사이버전 전담 부대를 확대키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