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국가들과 화해하라"며 軍 위안부·영토 분쟁 등서 일본의 태도 변화 촉구
"고통이 있더라도 과거의 유산을 끝내야 할 시점이다."
일본을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해 충고를 던졌다. 올랑드는 7일 일본 중·참 양원의원 합동 연설에서 "일본은 역사 문제에 대해 이웃 국가들과 화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이 보도했다. 올랑드는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의 이름과 구체적 사안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군 위안부 문제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등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올랑드는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를 동아시아 갈등 해결의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많은 전쟁을 했지만, 지금은 서로 의지하는 친구가 됐다"며 "(두 나라가)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인 프랑스와 패전국인 일본도 과거사가 얽혀 있다. 일본의 군국주의가 극에 달했던 1940년대에 프랑스는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일본군과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은 1996년 자크 시라크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니콜라 사르코지도 일본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국빈 자격은 아니었다.
올랑드는 지난 6일부터 사흘간의 일본 방문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경제 및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올랑드는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는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프랑스는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진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원자력 기술 교류 방안과 항공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올랑드는 7일 아베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 중 일본을 중국과 혼동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프랑스어로 답변하다가 지난 1월 알제리에서 발생한 인질 사태로 일본인 10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중국인들에게 프랑스 국민의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통역관은 올랑드의 실수를 눈치 채고 '중국인'을 '일본인'으로 바꾸어 통역했다.
[파리=이성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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