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씨가 잡지에 게재한 광고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절, 홍위병으로 활동했던 사람이 뒤늦게 당시의 일에 대해 사과하는 광고를 잡지에 실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광저우(广州)에서 발행되는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시문화국(济南市文化局) 문물처 처장으로 일하다 은퇴한 올해 61세의 류바이친(刘伯勤) 씨가 중국의 역사 전문잡지인 '옌황춘추(炎黄春秋)'에 게재한 광고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문혁 시기에 자신이 공개비판하며 괴롭혔던 교장, 교사, 동창생 등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사죄했다.
류씨는 문화대혁명이 발발한 1966년 당시 14세로 지난시제1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그는 사과문에서 "당시 나이가 어리고 무지해 선악을 분별할 수 없었다"며 "다른 사람에게 현혹돼 교장, 주임 등 선생님과 동료학생, 그들의 가족에게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고 고백했다.
이어 "당시의 일이 수십년 동안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며 "내 잘못의 원인을 '문화대혁명'이라는 환경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저지른 악행에 대한 책임이 없어질 수는 없다"고 자신의 홍위병 활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성했다.
중국 언론은 류씨가 이같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광고를 내자, 집중보도했으며 관련 기사 댓글이 10만개가 넘는 등 상당한 반향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 (류씨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인정한 것은 용기 있는 일이다",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당신을 지지한다"며 류씨를 격려했으며 일부는 "이제 와서 사과한들 무슨 소용이냐?", "잡지로 사과하기보다는 직접 죽은 유가족들을 찾아가 사과해야 한다"고 차가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퉁지(同濟)대학 문화비평연구소 교수 주다커(朱大可)는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소식은 잘못을 인정하는 전통이 없는 국가에도 인성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