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남 씨(30)는 지난 5월 초 전남 순천시 연향택지지구에 한국식 디저트 카페인 차오름을 오픈했다. 차오름은 대추차 매실차 등 한국 전통차와 버블티, 밀크티, 옛날빙수 등 다양한 디저트를 내는 한국식 디저트 카페 브랜드다.
강씨가 처음부터 디저트 카페를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다. 그는 커피전문점 창업에 관심을 가졌다. "누나가 커피전문점을 운영해 식음료 사업에 관심이 있었죠. 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선뜻 창업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국내 커피 시장은 3조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창업자가 많아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
창업 전문가들은 커피 시장에서는 개별 점포들의 영업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창업을 결심한 강씨는 지난 3월 서울 대치동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에서 차오름 브랜드를 접했다. 경쟁이 덜하고 웰빙 트렌드에 맞는 전통차에 호감이 갔지만, 사업성 때문에 고심했다.
강씨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본아이에프의 다양한 성공 사례였다. 그는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가 차오름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며 "전통차를 주제로 한 디저트 카페도 스타벅스처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겨 계약했다"고 말했다.
자영업 경험이 없는 초보 사장 강씨의 영업 무기는 비상한 기억력이다. 그는 한 번 방문한 고객의 얼굴을 기억한다. 당시 시켰던 메뉴도 금방 떠올릴 수 있을 정도.
그는 "단골손님들이 매장에 이틀에 한 번꼴로 오시는데, 단골이 생기는 게 신기해 고객을 더욱 정성껏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20~40대가 전체 고객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젊은 손님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추첨을 통해 인근 직장인 고객들을 직접 방문해 차를 선물한다. 지난달에는 인근 보험사 고객이 당첨돼 차 100인분을 고객 회사에 무료로 제공했다.
강씨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운영이 재미있다"며 "인근에 2년 이상 된 커피숍이 많은데, 매출로는 경쟁 점포를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차오름의 주력 메뉴는 크게 음료와 주전부리류로 나뉜다. 음료는 대추차, 오미자차 등 전통 음료와 홍삼라테, 대추라테 등 퓨전 음료, 젊은 층이 선호하는 버블티, 밀크티, 커피 등 선택항이 넓다. 특히 쥐눈이콩을 이용해 만든 미숫가루가 인기가 높다. 주전부리로는 찹쌀 와플과 바닐라 아이스크림, 옛날 팥빙수 등을 판매한다.
여름에 특히 인기가 많은 계절 메뉴는 멜론 빙수와 옛날 팥빙수다. 멜론 빙수는 원가가 높아 예약을 받아 하루 5개만 판매하는데, 일주일치가 사전 예약될 정도다.
음료와 주전부리 외에 유과 약과 등으로 구성한 선물세트도 함께 판매한다. 인근 보험사와 관공서 등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을 위한 아침 식사 메뉴도 함께 팔고 있다. 우리쌀 식빵에 청국장가루, 햄ㆍ치즈를 넣어 만든 우리쌀 토스트와 커피ㆍ한방차를 제공하는 우리쌀 토스트 세트는 가격이 3900원대로 저렴해 반응이 좋다.
음료 가격은 3000~5000원대, 빙수는 9000~1만4000원대다. 객단가는 5000원 선이다.
강씨는 "과일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가맹본부에서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주방이 단순하고 운영이 쉬운 것이 장점"이라며 "자영업 경험은 없지만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