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배우 조재현은 눈빛부터 달랐다. 백 마디 대사보다 강렬한 눈빛이었다. '조재현표 부성애' 연기는 절절하다 못해 뜨겁고 치열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스캔들: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하 ‘스캔들’)에서는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조재현의 연기가 안방극장을 눈물로 물들였다.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아들을 찾아 헤메는 하명근의 모습은 조재현 그 자체였다. 방송 초반임에도 불구, 극도로 감정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이날 하명근은 붕괴된 콘크리트 더미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아들을 찾아 나섰다. 가까스로 눈 앞에서 아들을 발견했지만, 안타깝게도 의식을 잃었다. 건물을 설계한 장태하(박상민)는 하명근의 아들이 무너진 건물 안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정계와 결탁해 철거를 지시했다. 부실 공사가 들통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들을 찾아 헤메는 조재현의 연기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애타게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하명근의 모습에 시청자도 덩달아 애간장이 탔다. 특히 트럭에 실려 간 콘크리트 잔해 안에서 아들의 팔을 발견할 때는 시청자의 가슴도 무너져 내렸다. 조재현은 안타까운 눈빛에 저절로 감정이입이 됐다.
조재현은 극 초반부터 드라마를 주도했다. 아내 없이 홀로 아들, 딸을 키우는 '자식바보' 하명근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시청자의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아들의 비극이 예고됐기 때문일까? 하명근의 뜨거운 부성애는 처음부터 슬픔으로 다가왔다. 곧 헤어질 두 부자 사이엔 애틋한 감정이 감돌았다.
이날 하명근은 복수를 위해 장태하의 아들 장은중(김재원)을 유괴했다. 훗날 이 사건은 비극을 키우는 불씨가 될 예정이다. 조재현은 자상한 아빠부터, 아들을 잃은 아빠의 슬픔,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모습까지 감정의 폭이 큰 하명근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조재현의 자연스런 연기 덕에 빠르게 흐름을 쫓아갈 수 있었다.
원수의 아들을 납치한 하명근이 그의 아들을 어떻게 키울지 궁금하다. 조재현이 선보인 애절한 부성애 연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유괴한 아이에게 보여줄 그만의 부성애 연기가 기대된다. 초반부터 시청자를 울린 그가, 어떤 연기로 또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