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왕달실업유한공사의 김봉운 사장
연변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장길도 개발계획 덕분이다.
도문이나 훈춘 등 조선과 중국 접경지역을 찾는 한국 언론의 발길이 잦아졌고, 포스코를 비롯한 한국 대기업 관계자들 역시 ‘동북시대의 개막’에 대비해 물밑 움직임이 빨라졌다.
"호금도 주석 덕분에 조선족들이 살맛이 난다." 연변왕달실업유한공사의 김봉운 사장(59)은 실로 오랜만에 연변조선족 사회에 기회가 왔다는 표정이다.
"장길도계획은 국가급 계획이기 때문에 예산 배당이 많아진다. 특히 조선과 물류·유통 방면 사업이 커질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조선족 기업가들만의 모임이 발족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사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김봉운씨는 조만간 자치주 정부에 '사단법인 연변조선족기업가협의회'라는 명칭으로 등록할 예정으로 이 단체의 부회장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최근의 남북관계는 그에게도 실질적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5·24 조치(천안함 사건 직후 정부의 대북 교류 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러시아산 명태를 조선 라진에서 가공해 중국을 거쳐 한국에 수출하는 게 가능했는데, 올해 설을 지나면서는 한국 정부 검사원들이 대련과 단동에까지 파견돼 조선산 수산물을 족집게처럼 골라내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의 대립 반목이 조선족 기업인의 가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시사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