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시진핑 국가주석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의 새 지도부가 보수적이고 좌파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최근 당내에서 배포된 비공개 문건과 관영 매체의 보도 태도, 지식인들의 평가 등을 종합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법치 확립, 인권 보호, 시장경제 확대 등의 과감한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보수적이고 좌파의 성향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 엘리트들은 당 중앙위원회 중앙판공청에서 지난 4월 배포한 '9호 문건'을 학습하고 있다. 이 문건은 "중국 사회에 안정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7가지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뿌리뽑아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7가지 위험 중 첫번쨰는 바로 '서구적 입헌 민주주의'이며 다음으로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홍보, 언론의 자유와 시민 참여 등 서구적 관념, 친시장적인 신자유주의, 당의 과거 실책에 대한 허무주의적 비평 등을 꼽았다.
문건은 또한 "중국에 적대적인 서구 세력과 국내의 반체제 인사들이 의식적인 영역에 끊임없이 침투하고 있으며 나아가 공산당 일당독재를 반대하는 인사들이 당과 정부에 대한 불만을 일으키기 위해 공직자 재산 공개를 요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부정부패, 언론통제와 민감한 문제들을 이슈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같은 문건이 중앙판공청에서 배포되기 위해서는 시진핑을 비롯한 고위 지도자들의 비준을 받아야만 한다"며 "문건에는 새 지도부의 이념이 전반적으로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같은 문건은 시진핑의 지시 아래 당원 교육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례로 후난성(湖南省)정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서구의 헌정민주 홍보는 당의 리더십을 부정하려는 시도"라고 밝힌 바 있다.
당원 교육 외에도 중국 관영 매체는 입헌 정치, 시민사회와 관련해 부정적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헌정은 자본주의에만 어울린다"라며 "헌정은 미국 독점 자본주의와 중국에 있는 그들의 대리인이 정보와 심리전에서 무기로 사용하는 것으로 중국의 사회주의 시스템을 전복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같은 기류는 시 주석을 통해 오랜기간 지체된 정치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망해 온 자유주의자들을 실망시키는 한면 시장개혁을 반대해온 좌파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사범대 샤오궁친(萧功秦) 교수는 "현 상황에서 좌파들은 매우 의기양양해 있는 반면 자유주의자들은 매우 불만에 차 있다"며 "악영향은 아주 심각해 중간 계층과 온건한 개혁주의자들, 자본가들, 지식인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중국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새 정부는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이는 정부 영향력을 완화하고 시장주의적인 동력을 제공해야만 가능하다"며 "현재의 상황은 시 주석에게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