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사건이 발생한 왕징 난후동원 주택단지
중국 법원이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 주택단지에서 취중에 보안요원과 시비가 붙어 흉기로 살해한 40대 남자에게 사형유예를 선고했다.
베이징 지역신문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제2중급인민법원은 12일 선고공판에서 40세 왕(王)모 씨에게 고의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유예와 함께 보상금 4만8천위안(850만원)을 유가족들에게 지불할 것을 선고했다.
'사형유예'는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하되 2년간 집행을 유예하고 이후 죄인의 태도를 고려해 무기 또는 유기 징역으로 감형해주는 중국 특유의 사법제도이다.
법원에 따르면 왕 씨는 지난 1월 16일 저녁 11시, 술을 마시고 거주지인 남후동원(南湖东园)으로 돌아와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시키던 중, 한 승용차가 후진 과정에서 실수로 그와 부딪쳤다. 그런데 승용차가 사과 없이 그대로 가자, 화가 난 왕 씨는 인근에 있던 경비원에게 차를 막을 것을 지시했다.
그런데 경비원이 문제의 자동차를 그대로 보내자, 화가 난 왕 씨는 그와 실랑이를 벌였다. 경비원이 결국 전화로 다른 사람에 도움을 청하자, 왕 씨는 집으로 돌아가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 나오면서 그는 길이 30cm 가량의 과도도 함께 챙겼다.
이후 왕 씨 부자는 해당 경비원을 함께 폭행했고 경비원의 도움 요청을 받은 주택단지 보안팀장 중(钟) 씨는 현장으로 달려와 사태를 수습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왕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왕 씨는 법원 진술에서 "그들이 나를 먼저 때렸고 보안팀장이 욕을 하자, 홧김에 흉기를 휘둘렀다"고 해명했으나 주택단지 CCTV를 확인하고 부검 결과, 시체에서 11곳의 상흔이 발견돼 법정은 그에게 고의살해죄를 적용, 사형유예를 선고했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