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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엄마 뺨 때리는 아이, 해결책은…

[기타] | 발행시간: 2013.11.01일 14:56
“찰싹!”

웅이가 고사리같은 손으로 엄마인 제 뺨을 때립니다. 아이들은 힘 조절을 못하니 실수이겠다 싶어 “웅아, 아 예쁘다는 이렇게 살살 쓰다듬는 거야. 그렇게 때리면 엄마가 아파요” 웃어넘겼습니다.

이튿날, 웅이를 안으니 또 뺨을 때립니다. “웅아, 때리면 엄마가 아프다고 했지. 때리는거 아니야” 타이릅니다.

다음날, 웅이가 또 손을 올립니다. 손을 잡고 버럭 화를 냈습니다. “때리면 안된다고 했지!!” 웅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울음을 터뜨립니다.

이런 적이 없는데 아이가 이상합니다. 타이르고 달래보고 혼내보기도 했지만 아이는 ‘폭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혼날 것을 알고 있는지 엄마를 때리려고 손을 올리는 아이 눈에는 겁이 가득합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베이비시터 이모님께 물어봐도 아이는 하루 종일 잘 놀고 잘 자고 잘 먹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이모님을 때린 적도 없고 아빠를 때리지도 않습니다. 유일한 공격대상은 엄마입니다.

육아서를 읽으며 쌓은 ‘책상 내공’을 동원해보면 이럴 때는 아이가 때리는 이유부터 찾아야 합니다. 여러 번 혼내고 타이르면 아이의 ‘폭력’은 막을 수 있지만 원인을 모른 채 ‘폭력’만 막으면 아이는 또 다른 이상행동을 보인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그러다 지난주에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원인은 엄마였습니다.

지난주는 복직하고 첫 휴가였습니다. 큰맘먹고 세식구가 해외여행을 다녀왔죠. 고맙게도 아이는 비행기에서도 낯선 여행지에서도 잘 놀았습니다. 물론 여행 첫째 날도 둘째 날도 엄마를 때렸지만요. 그런데 셋째날은 때리지 않았습니다. 넷째 날도, 마지막 날까지도요.

아이가 잠들고 남편과 ‘오늘은 웅이가 때리지 않았다’며 평소와 다른 게 뭐였을까를 더듬어보기도 했지만 모르겠더군요. 어쨌든 아이의 이상행동이 사라졌으니 다행이라며 안도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국회의원이자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가 쓴 ‘현명한 부모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를 읽으며 이유를 찾았습니다. 책에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 신 교수의 경험담이 적혀있었습니다.

“큰아이가 생후 18개월쯤 되었을 무렵이었다. 아이가 갑자기 울면서 사사건건 짜증을 부렸다.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자 아이는 짜증을 부리다 못해 자기를 돌봐 주는 할머니를 때리고 발로 차기까지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이가 정신적으로 상처받을 만한 일이 없었다. 병원 일로 바빴지만 퇴근 후에는 늘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봐 왔고, 병원에서는 수시로 집에 연락해 아이가 잘 있는지 확인하곤 했었으니까.”

웅이와 비슷했습니다. 웅이의 공격 대상은 엄마, 신 교수 아이의 공격 대상은 보모 할머니였다는 것만 달랐습니다.

신 교수의 해결책은 휴가였습니다. 그는 “일주일 정도 휴가를 얻어 아이에게 매달렸다. 특별히 해 준 것은 없지만 한시도 아이와 떨어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보았”더니 “ 어떻게 해도 나아지지 않던 아이의 증상이 단 이틀 만에 호전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웅이도 휴가 3일째부터 ‘폭력’을 멈췄지요. 신 교수의 표현대로 “저녁 때 자기와 재미있게 놀아 주던 엄마가 다음날 아침이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니 아이 입장에서는 ‘감질 맛’”이 났던 겁니다. 아침마다 가지 말라고 도리질을 해도, 발버둥을 쳐도 출근하는 엄마가 야속했던거죠.

아침마다 웃으며 손 흔들어주던 아이가 갑자기 도리질을 하며 가지 말라고 잡은게 신호였을지도 모릅니다. 그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니 아이는 더 강한 신호인 ‘폭력’을 보낸 것이고요. 이럴땐 아이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웅이를 꼭 안고 “엄마가 못 알아채서 미안해. 네 마음 좀 더 세심하게 살필게” 사과하니 “응” 대답하네요. 밀당의 고수입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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