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배중현]
삼성이 프로야구 첫 3년 연속 통합 우승으로 달성하고 샴페인을 터트렸을 때 SK 선수단은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엇갈린 희비. 6년 연속 KS에 진출한 가을 야구의 단골손님이었지만 정규시즌 6위에 그친 대가는 혹독했다.
지난달 27일 일본으로 출국한 53명의 SK 선수단은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훈련을 진행하고,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야간 훈련을 더하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이만수(53) SK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단순히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니라 눈빛도 달라졌다. 올해 우리가 4강에서 떨어져 선수들의 자존심이 상했던 것도 사실이고, 자극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하고자 하는 게 보여 감독으로서 기분이 좋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마무리 훈련의 1차 목표는 '수비'다. 올 시즌 84개의 팀 실책을 저지른 SK는 리그에서 4번째로 수비가 좋지 않았다. 2012시즌에 가장 짜임새 있는 수비(63개·최소 1위)를 보였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약점을 수정하기 위해 2010년부터 2년간 수비 코치를 역임했던 후쿠하라 미네오(56)를 인스터럭터로 훈련에 참여시켰다.
이만수 감독은 "올해 수비가 좋지 않아 훈련에 주안점을 뒀다"며 "후쿠하라 코치에게 '수비를 중점적으로 할 수 있게 하라'고 주문했다. 우리팀에 있었던 코치여서 선수들을 잘 알고 있더라. 외람된 말이지만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 이렇게 했으면 '올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훈련과 더불어 내년 시즌에 대한 구체적인 선수단 구성도 염두 중이다. 이만수 감독은 "외국인 선수 영입과 계약은 (전적으로) 구단이 하는 일"이라고 조심스러워했지만 이내 "비디오나 여러 가지 자료를 보고 차차 생각해 보겠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올 시즌 구단에서 유일하게 FA(프리 에이전트)로 풀린 주장 정근우(31)에 대해선 "무조건 구단에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힐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에는 FA로 이호준(현 NC)이 빠져나가지 않았나. 보강되는 게 없기 때문에 구단에 (정근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놨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는 건 처음이지만 시차 적응이 없는 게 좋다. 하지만 야구장이 하나 밖에 없어 아쉬운 점도 있다"며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를 하는 시기에 (모처럼) 훈련을 하니까 선수단에 자극이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