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여자를 잘 모른다던’ 그가 달라졌다. 쇼핑하는 내내 싫은 기색 하나 표현하지 않았으며, 말없이 그녀의 핸드백을 고쳐들었다. 몸이 아닌 마음의 변화기도 하다. 우울해하는 그녀를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과 위로를 동시에 건네기도 했다.
3일 방송된 tvN ‘꽃보다 누나’에서는 여행 6일째에 접어든 꽃누나 일행의 여정이 그려졌다.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가는 시기였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승기는 꽃누나들의 기분전환을 위해 두 가지 자체 미션에 나섰다. 첫 번째는, 20년 지기 고데기가 고장 나 실의에 빠진 윤여정을 위한 것이었다, 이승기는 크로아티아 곳곳의 상점을 찾아 16mm 얇은 고데기 찾아내기에 성공했다. 윤여정은 “이것 때문에 내가 우울했다. 머리가 안 펴지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줄 아느냐. 내가 쓰던 고데기와 똑같다. 승기 굿 잡!(Good Job)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번째 미션은 조금 더 까다로웠다. ‘공주’ 김자옥과의 쇼핑이었다. 김자옥은 미리 찜해둔 빨간색 구두가 있었다. 이승기는 구두를 고쳐 신고, 따져보는 김자옥의 쇼핑과정을 무려 20분이 넘게 기다렸다. 피곤하고 싫은 기색은 없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자옥은 ‘속옷’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며 이승기를 당황케 했다. 이승기는 “나는 남자들이 여자의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게 이해가 안 간다. 다른 건 다 들어줘도 핸드백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여기 와 김자옥 선생님의 핸드백을 얼마나 들었는줄 아느냐. 검은색이면 말을 안 한다. 오렌지색이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어 제작진까지 초토화시켰다.
마음씀씀이가 남달랐다. 이승기는 유난히 여행의 피로를 앓는 김희애를 신경 썼다. 김희애는 일행과 잠시 떨어져 산책을 즐기는 등 컨디션 조절에 힘쓰고 있던 상황. 이승기는 시종일관 문자를 보내며 그의 상태를 확인하는 등 남다른 ‘배려’를 보였다.
앞서, 이승기는 센스 없는(?) 행동으로 누나들의 원성을 샀다. 상황을 해결하려는 의지만 보일뿐, 누나들을 향한 배려를 생각지 못했던 것. 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누나들은 길바닥에 몇 십분 씩 방치해 둘 정도였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여행 6회 차에 접어들며 누나들에게 적응하고, 그들의 니즈(needs)를 파악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지난 1일 터져 나온 소녀시대 윤아와의 열애로 인한 ‘매너’와 ‘배려’가 뒤늦게 빛을 발한 걸지도 모를 일이다.
‘꽃보다 누나’는 ‘꽃보다 할배’에 이은 나영석 PD의 두 번째 배낭여행 프로젝트다. ‘꽃보다 누나’ 팀은 지난 10월 31일 동유럽 크로아티아로 출국해 9박 10일간의 여행을 즐겼다. 약 8~9회 편성 예정이다. ‘응답하라 1994’가 끝난 후부터는 평소보다 10분 앞당긴 오후 9시 50분 전파를 탄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N ‘꽃보다 누나’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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