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내 성인중 260만명 도박중독 위험, 그중 59만명 심각한 도박중독증세
● 최근 3년간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생한 살인, 강도 등 흉악범죄 4700여건
● 도박중독때문에 약물복용이나 자살시도 등에 시달리다 치료 받는 사람 해마다 500명 이상
한국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8)씨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스포츠토토에 빠져들었다.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부모님이 내주신 등록금까지 쏟아붓는 등 2년여간 모두 2000만원(한화, 이하 같음)가량을 도박으로 잃었다. 도박을 위해 사금융에서 2000만원 상당을 빌린 김씨는 친구들에게도 빌린 돈이 1000만원에 달했다. 도박빚 때문에 친구도 잃고 학업도 중단한 그는 점점 늘어만가는 빚을 더이상 감당할수 없게 되자 결국 부모님께 전후사정을 털어놓았고 최근 부모님들과 함께 한국도박문제관리쎈터 문을 두드렸다.
공기업에 근무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년봉을 받고있는 이모(50)씨는 재테크 차원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가 선물시장의 투기성 옵션거래에 빠져들었다. 베팅(赌博)할 때마다 느끼는 희열때문에 점점 거래액을 늘이고 수억원대 담보 및 신용대출까지 받아 투기성거래를 계속했다. 남편의 빗나간 투기를 알게 된 부인은 고민끝에 한국도박문제관리쎈터에 상담을 요청했다.
이렇게 최근 한국에서는 직장인뿐만아니라 대학생들도 도박에 빠져 사회에 해를 끼치고 가정도 파탄나는 현상이 속출하고있다.
한국경찰 등에 따르면 한국내 성인가운데 도박중독의 위험이 있는 사람이 모두 260만명에 달하고 이가운데 59만명은 심각한 도박중독증세를 보이는것으로 추산되고있다. 뿐만아니라 도박중독은 2차 범죄로도 이어져 최근 3년간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생한 살인, 강도 등 흉악범죄가 4700여건에 달했다. 도박중독이란 도박으로 인해 가족 및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재정적, 사회적, 법적 문제가 발생함에도 자신의 의지로 관련 행위를 조절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도박을 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도박중독때문에 약물복용이나 자살시도 등에 시달리다 치료를 받는 사람도 해마다 500명이 넘는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도박문제관리쎈터 서울도박중독예방치유쎈터의 약 30평방메터 대기실에는 도박중독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직장인과 대학생 등 방문객 4~5명이 긴장한 표정으로 순서를 기다리고있었다.
도박중독예방치유쎈터를 방문하는 중독자들은 예상과 달리 20∼30대 젊은층이 가장 많고 성별로는 남성의 비률이 80~90%에 달한다. 또 직업이 없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도박중독에 시달리다 마지막 희망의 끈을 잡기 위해 쎈터를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도박중독자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의 도박중독으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당한 가족이 먼저 상담을 받는 경우가 전체 상담의 60~70%에 달해 도박중독이 개인문제라기보다 가족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임을 보여주고있다.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박중독은 특히 다른 중독증세보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훨씬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도박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도박빚을 절대 가족 등이 대신 갚아줘서는 안된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빚을 갚아나가는 등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