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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처제는 인간의 본성에 맞는 것일까?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2.18일 10:14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으로 핑크빛 마음을 전하는 발렌타인데이에 즈음해서인 만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질문 하나를 던진다고 시니컬하게 비춰지진 않길 바란다. 과연 인간은 천성적으로 일부일처형인 것일까?

문화적 맥락에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 우리는 안정적이고 헌신적인 관계를 찬양하면서도 다른 무언가에 자극받고 현혹된다. 결혼이 이혼으로 끝나는 비율이 높긴 하지만 결혼한 커플 중에 이혼하는 커플 비율은 훨씬 작다. 즉, 이혼율이 높게 나오는 건 많은 사람이 이혼을 해서가 아니라 한번 이혼한 사람이 다시 이혼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란 얘기다.

인류학 측면에서 살펴봐도 명쾌한 해답을 얻기 힘들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런 문화권 사람들 대부분은 일부일처제로 산다. 일부다처제가 부의 상징인 곳에서 더 많은 아내를 거느릴 경제적 능력만 있다면 일부다처제로 살 남자들이 많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드물긴 하지만 아내 한명이 여러명의 남편을 거느리고 사는 일처다부제 문화도 존재한다.

다른 영장류를 살펴보면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백종의 영장류 가운데 일부는 일부다처제(인간과 가까운 침팬지와 개코원숭이 등), 일부는 일부일처제(긴팔원숭이와 명주원숭이 등)다. 이들은 각기 다른 생물학적, 행동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일부다처 영장류의 경우 수컷들은 지위 확보와 짝짓기 권리를 위해 싸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수컷은 암컷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몸집이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며 근육질일 뿐 아니라 싸움에서 상대를 제압하기 쉽게 송곳니도 크다. 일례로 수컷 개코원숭이는 암컷에 비해 몸무게와 송곳니 길이가 두 배나 된다. 이런 영장류들은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해 승자끼리 계속 맞붙는다 해서 ‘토너먼트(tournament)’ 종이라 불린다.

이런 종에 속하는 수컷들은 암컷보다 신진대사율이 높고 수명이 짧으며, 새끼를 기르는 데는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암컷이 수컷에게서 받는 건 유전자 뿐이며, 당연한 결과로 암컷들은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수컷을 선호한다. 이런 까닭에 수컷은 자신이 우수한 유전자를 지녔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됐다. 수컷들의 현란한 얼굴 색깔이나 덥수룩한 목깃털, 등과 허리 부분의 은색털 등은 공작(대표적인 일부다처제 종) 수컷의 깃털이 화려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다산 능력을 지닌 암컷들은 여러 수컷과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수컷간의 경쟁은 정자간의 경쟁으로 확대된다. 영장류의 기준에서 일부다처제 종의 수컷들은 몸무게 대비 고환의 크기가 크고 정자 생산율이 높다. 또한 이들은 배란기에 있는 어떤 암컷과도 기꺼이 교미한다.

반면 일부일처제 ‘짝 결속(pair bonding)’ 종들은 상당히 다른 특성을 보인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수컷들이 새끼키우기의 상당부분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새끼가 태어났을 때 양육의 책임을 져야하는 관계로 수컷은 내키는대로 이 암컷 저 암컷과 교미하거나 짝짓기 권리를 위해 싸우지 않는다. 이런 종들 사이에는 암수간 간 몸 크기, 근육량, 신진대사율, 수명 등이 다른 성적이형성(sexual dimorphism)이 크지 않으며 수컷이 화려한 몸치장을 하는 경향도 없다. 고환도 작고 정자수도 적으며 교미 횟수도 적다.

이런 특징은 예외가 없다. 새로 발견된 영장류 종을 10초간 관찰하니 수컷이 암컷보다 두 배나 몸집이 크고 눈에 띄는 네온색 코를 가졌다면 틀림없이 일부다처제 종이다. 아무리 봐도 암컷인지 수컷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면 백발백중 일부일처제 종이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생물학적 기준에 근거해 봤을 때 인간은 짝 결속 종인가 토너먼트 종인가? 인종과 지역을 불문하고 남성은 여성보다 약 10% 키가 크고 20% 무거우며, 20% 더 많은 칼로리를 필요로 하고 수명은 6% 짧다. 일부일처제 종보다는 성적이형성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일부다처제 종보다는 덜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일부일처제 긴팔원숭이와 비교할 때 인간 남성은 고환의 크기가 크고 정자의 수도 많지만, 일부다처제 침팬지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어떤 기준으로 비교해봐도 마찬가지다.

결론은 인간은 타고난 일부일처형도, 일부다처형도 아니라는 것이다. 시인이나 이혼전문변호사 누구에게 물어도 한결같을 대답, 바로 우리 인간이 천성적으로 대단히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종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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