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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통째로 국제시장에 내놓자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3.03일 00:12

▲ 명동의 돈까스 전문점 팝업 광고판에 중국어로 "중국어 서비스, 중국친구들 환영합니다"라고 적어놓았다.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가 나룻터에서 사대부집에 물을 길어다 주는 물장수를 만났을 때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그래서 물장수들을 데리고 주막에 가서 얼큰하게 한잔을 사면서 다음날부터 물을 지고 갈때마다 "내게 한닢씩 던져주게나"라고 말하며 동전 몇닢씩을 물장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김선달은 이튿날 의관을 정제하고 평양성 동문을 지나는 길목에서 의젓하게 앉아서 물장수들이 던져주는 엽전을, 헛기침을 하면서 점잖게 받고 있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이 광경을 수곤대며 살피고 있었다. 이때 옆전을 내지 못한 물장수가 선달로부터 호되게 야단을 맞고 있었다. 이를 본 한양인들은 대동강물이 김선달의 것인데 물장수들이 물값을 내지 못해 호되게 야단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다음날부터는 밀린 물값까지 다 지불해야 한다며 엽전준비에 야단이었다.

그러자, 한양상인들은 "어수룩한 노인네 하나 다루지 못할 것인가"라며 김선달을 찾아가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꼬셔 주막으로 모시게 된다. 술잔이 오가고 대동강물의 흥정이 시작됐다. 선달은 "조상대대로 내려온 것이므로 조상님께 면목이 없어 못팔겠다"고 버티면서 이를 물려줄 자식이 없음을 한탄까지 하였다.

한양상인들은 선달과 집요하게 흥정을 했다. 거래금액은 처음에는 1천냥이었다. 2천냥, 4천냥으로 올라가 결국 4천냥에 낙찰됐다. 당시 황소 60마리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선달은 계약서에 도장 찍기가 못내 아쉬운 듯 주저한다. 그러자 상인들은 졸라대기 시작해 결국 계약이 체결된다.

봉이 김선달의 21세기 현대적 재해석

조선시대 후기의 풍자적인 인물인 봉이 김선달은 구전으로 전해지는 설화 속의 주인공이다. 봉이 김선달에 관한 설화는 인물전설로 개성 이북의 서도 지방에 널리 분포하여 있던 건달이야기가 현재는 여러 야담집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현대적 관점에서 봉이 김선달을 다시 살려내면 그는 시대를 뛰어넘어 시장의 원리를 정확하게 깨친 천재 마케터였다고 말할 수 있다. 세상 만물의 가치는 사람이 만들어낸 관념에 불과하다. 더 이상 농사도 짓지 않고 놀리던 땅이 근처에 고속도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땅값이 벼락같이 오르는 이유도 사람들이 그렇게 믿기 때문이다.

방송, 신문, 인터넷 등의 광고와 뉴스 등 미디어는 봉이 김선달이 동원한 물장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이 자신의 것처럼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고 믿게 만들었듯이 현대인은 미디어를 통해서 사회적 여론, 믿음을 만들고 있다.

김선달의 입심은 요즈음 흔히 말하는 스토리텔링인 셈이다. 광둥화원(广东画院) 쉬친쑹(许钦松) 원장은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열풍과 관련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드라마에서 가장 뛰어난 점은 스토리텔링으로 사람들은 쉽게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고 한류문화콘텐츠의 장점을 분석했다. 한류의 '입심'이 아시아에서는 최고라고 말한 셈이다.

'별그대' 드라마의 "치맥" 대사 한마디로 인해 '조류독감'으로 침체됐던 중국 치킨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중국 현지 언론은 '별그대'의 7대 경제효과를 분석해 보도할 정도였다. 한류콘텐츠는 한국을 흥미로운 나라로 만들고 있다. 한국 연예인이 성형을 해서 예쁘다는 중국 시청자의 믿음이 한국성형을 찾게 했고 한국 화장품과 의류에 대한 관심과 믿음을 만들었다. 한류 콘텐츠 덕분에 한국 국내 상품과 서비스, 시장의 프리미엄이 생겨난 것이다.

산업화시대 이후의 국부 창출방안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국제여행이 보편화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국경을 넘어 지구촌 정보를 장악한 대중의 관심과 활동 범위는 이미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

대한민국의 인구는 5천만도 안 되며 지하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아니다. 그래서 산업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수출해서 국부를 창출해 "잘 살아보세"라는 국민적, 시대사적 염원을 실현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의 대기업을 국가대표로 내세운 수출형 국부창출 방식도 그 한계점에 도달했다. 유효기간이 다 된 수출형 국부 창출 방식을 대체할 부창출 방식이 요구된다.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화두를 던졌다.

한류 덕분에 한국은 아시아의 흥미로운 나라가 됐다. 잘만 하면 굳이 수출하지 않고도 국제시장을 열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외국소비자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면 서울시민만 상대했던 서울은 국제시장으로 질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같은 변화는 곧 기존 매출액에 '플러스 알파'의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서울 명동은 근년들어 외국관광객이 몰리면서 이미 국제시장으로 탈바꿈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명동과 같이 국내시장을 국제시장으로 발전시키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지역경제도, 골목상권도 동시에 살릴 수 있다.

한류콘텐츠는 단순히 콘텐츠 판매로 올리는 매출액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류콘텐츠의 효과를 보는 국제적 안목이 부족하고 문화적 반향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지혜와 방안이 없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충분히 활용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봉이 김선달이 평양의 대동강물을 한양상인들에게 팔아먹었듯이 한국 국내시장의 상품과 서비스를 외국인들에게까지 팔 수 있는 국제적 여론이 한류콘텐츠로 인해 이미 조성됐는데도 말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한국인의 기술력과 성실성이 국부 창출의 밑천이었다면 문화시대에는 한국인의 끼와 정을 밑천으로 삼아야 한다. 한류 콘텐츠의 소스는 무궁무진하다. 질풍노도의 시대였던 한국근대사, 극단의 사회로 대결한 분단의 역사, 열정적이고 똑똑한 민족 특성, 한글과 IT로 인한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적 소통능력 등은 우리 문화창작의 풍부한 소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것이다.

봉이 김선달은 일부 사람을 꼬득여 눈속임으로 사회적 여론을 형성했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은 한류 콘텐츠를 이용해 감동과 흥미로 국제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문화적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국내시장의 국제화가 가능하다.

한반도를 통틀어 국제시장으로 발전시켜 세계인이 찾는 세계인의 시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미래 한반도 부 창출의 길은 공장이 아니라 시장이다. 이제 우리는 시장 고도화에 집중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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