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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이사 떡, 다시는 안 돌릴래요"

[기타] | 발행시간: 2014.03.31일 11:01

TV조선 화면 캡처

문전박대 당한 이사 떡 - 벨소리에 애 깼다며 타박

떡 돌린 날 층간 소음 항의… 고마워한 이는 경비아저씨뿐

주부 김모(42·서울 서대문구)씨는 냉동실에 한 달째 쌓여 있는 시루떡을 볼 때면 한숨이 나온다. 15년 전세살이 끝에 아파트를 장만한 김씨가 새 이웃들에게 돌리려 장만한 이사 떡이다. "아, 이사 오셨어요? 어머, 잘 먹을게요!" 그런 살가운 반응을 기대한 게 착각이었다.

이사 온 날 저녁 떡을 돌리는데 문을 열어 반겨준 이웃은 딱 한 집. 다른 집들 앞에선 문밖에 선 채 불청객 취급을 당했다. 안에서 분명 인기척이 났는데 "이사 와서 인사드리러 왔다"고 하면 아무런 반응이 없는 집들도 있었다. 위층 여성은 벨 소리에 잠자던 아기가 깼다며 문도 열지 않은 채 소리를 질렀다. "딸 재운 지 30분도 안 됐는데 벨을 누르면 어떡해요? 문 앞에 두고 가세요!" 김씨는 "내 집을 마련했다는 들뜬 기분이 사그라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한 장모(여·46)씨도 "이사 떡을 돌려보니 수상한 사람 취급만 안 받아도 감지덕지더라"고 했다. 떡을 받고 고마워한 사람은 경비 아저씨뿐이었다. 그는 "아래층 할머니는 떡을 돌린 그날 저녁에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인터폰으로 항의하더라"며 씁쓸해했다.

인터넷 주부 커뮤니티 게시판엔 이사 떡을 돌리다 맛본 각박한 세태 이야기들이 올라온다. 전셋집에 산다는 한 주부는 "이사를 와서 떡을 돌렸는데 이웃집 아줌마가 '자기 집도 아닌데 무슨 떡을 돌려. 별일이야!'라며 비웃더라"고 했다. 그 주부는 "앞으로 어디로 이사를 가든 다시는 이사 떡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사 떡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면서 이사 온 날 떡을 돌리는 모습은 점차 희귀한 풍경이 돼가고 있다. 아파트 경비 27년차 임홍순(71)씨는 "지난해 70가구가 이사를 왔는데 떡을 돌린 건 딱 두 집이었다"고 말했다.

[김승재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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