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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분향소 담벼락은 추모 편지로 뒤덮여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4.25일 16:16

"어른들 말 잘 들으라 해서 미안"

‘○○아.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고 있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어른들 말만 잘 들으라 해서 너무 미안해.’ ‘못난 우리나라를 용서해다오.’

 합동분향소 입구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메모는 어른들을 원망했다.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그리워했다. 추모객들이 남긴 애도의 메시지다. 유가족, 주민, 친구, 멀리서 온 아저씨…. 분홍 색종이, 하얀 A4용지, 노란색 메모지 등에 수백 개의 글을 남겼다.

 유가족의 메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 미안하고 사랑한다. 친구들과 함께여서 외롭지 않지, 춥고 무서웠을 텐데 너무 고생 많았어 내 동생. 거기서는 항상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

 단원고 교사는 제자에게 편지를 썼다.

‘너무 예쁜 단원고 2학년. 너희가 학교에서 선생님을 보며 인사하던 모습이 눈에 훤한데 이제는 볼 수가 없구나. 차디찬 바다에 그렇게 아프고 고통스럽게 두어 너무 미안하다.’

 경기도 안산시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의 합동분향소에는 24일 추모객의 발길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오전 6시부터 100m 이상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

 갓난아기를 안고 온 어머니, 노부부, 직장인, 외국인, 학생 등 너나 할 것 없었다. 단원고 인근에 사는 정모(32)씨는 아침 일찍 찾았다. 정씨는 “이번 참사는 안산시민 전체의 비극입니다. 진도 팽목항까지는 못 가더라도 분향소는 들러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다.

 20년 전 필리핀에서 시집온 리사(43·안산시 선부동)는 “왜 우리 동네에서 이런 비극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희생된 학생이 사고 없는 좋은 세상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안산시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근무 중인 조모(36)씨는 “어린 학생들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점심도 거르고 왔다”고 했다.

 이날 참사 이후 첫 등교한 단원고 3학년 학생들도 단체로 찾았다. 베이지색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후배를 영정사진으로 맞았다. 한 남학생은 “같은 동아리 후배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녀의 손을 잡고 온 사람도 많았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온 장모(36)씨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아들에게 정확히 말해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왔다”고 했다.

경기도 과천시에서 온 정모(32)씨는 “희생된 어린 목숨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정치인·연예인 조문객도 줄을 이었다.

한편 이날 추모 문자가 상영되는 체육관 오른쪽 벽의 스크린이 한때 마비되는가 하면 욕설 메시지가 전달돼 유족 등이 항의했다. 대책본부가 별도의 기능을 갖춘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채 상조업체 직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추모메시지 수신처로 지정하면서 빚어진 일이었다. 합동분향소는 29일 안산 화랑유원지로 옮긴다.안산=이상화 기자

[오종택 기자, 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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