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건/사고
  • 작게
  • 원본
  • 크게

무너진 세월호 대응체계 그 뒤엔 선원간 파벌싸움

[기타] | 발행시간: 2014.05.12일 02:27
[서울신문]

‘세월호’ 승무원들은 배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는 공동 운명체였지만, 유대감 없이 직종별로 나뉘어 반목을 빚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협조체계가 형성되지 않아 사고 대응에 실패하고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청해진해운과 전·현직 승무원들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인천∼제주 간을 오가는 세월호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2회 왕복 운항하는 동안은 물론 주말에도 인천항에 정박해 있는 배 안에서 거주해 왔다. 토요일에 일부 직원이 외출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의 승무원은 배에 머물렀다고 한다. 가정이 있어도 대개가 지방인 데다, 가정이 없는 선원도 상당수에 달했다. 특히 일요일에는 세월호의 ‘쌍둥이 배’인 오하마나호가 인천항으로 들어오므로 선석을 비워 주고 인천대교 인근 바다에 닻을 내리고 정박하기 때문에 외출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배는 ‘직장’인 동시에 ‘집’이었다. 선박 4층에 자리 잡은 2평 남짓한 승무원 방에는 여느 살림집과 다를 바 없이 각자 캐비닛·책상·TV·냉장고 등이 갖춰져 있었다.

이처럼 배를 지붕 삼아 함께 살면서도 직원들 간의 유대감은 희박했다. 기술직은 운항 분야(항해사·조타수)와 기관 분야(기관사·조기수)로 파벌이 형성돼 서로 경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승무원은 “운항직과 기관직은 평소 서로 말을 잘 하지 않고 식사조차도 함께하지 않았다”면서 “한쪽은 배 꼭대기에서, 한쪽은 배 밑에서 일하는 데다 서로 자신들이 선박의 핵심이라고 여기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늬만 선장’이었던 이준석(69)씨는 이들의 화합을 도모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운항직과 기관직 간의 반목은 배를 탈출할 때 자신들끼리만 연락하고 서로 다른 장소에 모여 배를 빠져나간 데서도 잘 드러난다. 이들은 서비스직 승무원들에게는 아예 연락조차 하지 않했다.

서비스직 12명 가운데 3명만이 생존했으며 나머지는 사망하거나 아직 실종 상태다. 서비스직 가운데는 승객 탈출을 돕다가 희생된 직원들이 적지 않아 전원 조기 탈출로 비난받고 있는 기술직과 대조를 이룬다.

영업직과 조리직으로 나뉘는 서비스직 승무원들은 평소 친밀하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51)씨는 “팀장급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성이어서 그런지 ‘언니, 동생’ 하면서 허물없이 지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팀장 간에는 알력이 심해 아래 직원들이 마음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서울신문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100%
10대 0%
20대 10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사진=나남뉴스 배우 구혜선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나 일침을 듣고 눈물을 흘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3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말미에는 배우 구혜선의 다음 주 출연을 알리며 예고편이 먼저 공개됐다. 영상 속 MC 이윤지는 "가수, 작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말장난도 정도껏" 김호중, 연이은 '증거 인멸 시도' 경찰 이 갈았다

"말장난도 정도껏" 김호중, 연이은 '증거 인멸 시도' 경찰 이 갈았다

사진=나남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계속된 거짓말에 결국 경찰은 걸음걸이까지 정밀 분석 의뢰를 맡긴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경찰은 김호중의 걸음걸이를 분석하기 위해 CCTV 영상을 전문기관에 보내 정밀 분석 의뢰를 맡길 것이라고

"5집중 1집은 '적자 살림'" 고물가·고금리에 중산층 가구도 휘청

"5집중 1집은 '적자 살림'" 고물가·고금리에 중산층 가구도 휘청

고물가·고금리에 중산층 가구도 휘청…5집중 1집은 '적자 살림'[연합뉴스] 올해 1분기 중산층 가구 5집 중 1집가량은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물가·고금리와 근로소득 감소가 맞물리면서 고소득 가구의 적

"수익금 전액 기부" 뉴진스, 7개 대학축제 모두... 통 큰 결정

"수익금 전액 기부" 뉴진스, 7개 대학축제 모두... 통 큰 결정

뉴진스, 7개 대학축제 무대 수익금 전액 기부한다[연합뉴스]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로 컴백한 그룹 뉴진스가 대학축제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다. 26일 소속사 어도어에 따르면 뉴진스는 지난 25일 팬 소통 어플리케이션 '포닝'을 통해 "뉴진스는 다양한 곳에서 많은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