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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대화는 마음의 다리를 놓는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06.03일 10:43
2014 제8회 길림신문 사이버중학생백일장 심사평



백일장 심사보고를 하는 연변주교육학원 초중조선어문교연실 주임 허애란

백일장을 심사하는 일은 항상 가슴이 설레이고 흐뭇합니다. 아마도 조선족문학과 조선족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희망의 새싹을 찾는 보람때문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문학이 외면 받는 시대이지만 문학의 힘을 믿고 해마다 백일장을 개최해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을 창달하고 청소년들에게 추억과 꿈을 선물하는 한국인천문화재단과 길림신문사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본심에 올라온 꿈나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원고를 한장 한장 넘기면서 올해 백일장에 출시된 작품들이 예년에 비해 구성과 주제표현에서 그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것에 참으로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도 좋겠다는 믿음이 굴뚝처럼 일어섭니다. 그동안 학생들의 글쓰기 지도와 교육에 기여해주신 교사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로고에 감사의 인사를 듬뿍 올립니다.

현대인들은 사람의 숲에서 늘 사람이 그립고 외롭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소외와 고독에 빠뜨렸을가요? 항상 해오던 고민의 답을 오늘 길림신문사에서 주최한 사이버백일장작문의 주제를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치면서 얻게 되였습니다. 우리가 그립고 외로운건 소통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숨가쁘게 돌아가고있는 현시대의 생활리듬에 맞추느라 마음의 다리를 놓는 대화를 홀시하고있으며 그것이 체질화되면서 대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고있습니다. 대화의 벽을 마주하고 시름시름 앓고있는 우리들에게 오늘 길림신문사에서는 돈 한푼 받지 않고 떡하니 처방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친구들은 오늘 누구와 무슨 대화를 하고 왔는지요?

이번 백일장 심사를 통해 많은 시간을 독서에 할애할수 없는 현실상황을 극복하고 우리의 청소년들이 독서에 공력을 들여 지식을 습득하고 심령의 터밭을 아름답게 가꿔가고있다는것에 참으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랍게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운 심령은 아름다운 글을 쓸수 있는 바탕이 되고 참다운 인생을 살아갈수 있는 밑그림이 됩니다. 이번 백일장에 출품된 작품들을 보면 주제를 둘러싸고 흥미진진하면서도 우리의 심령을 적셔주는 단비 같은 글들이 많아 심사하는 동안 마냥 유쾌하고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반면 한자 한자 마음의 먹으로 진하게 꾹꾹 눌러 쓴 소중한 원고를 내려놓을 때면 마음은 작자의 감정의 소용돌이에 심하게 말려들면서 가슴이 싸해왔습니다.

아래 대상작이 없는 유감을 뒤로하고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에 대한 심사평을 간단히 올리겠습니다. 출품된 작품들중 대부분의 작품들이 청소년들 혹은 가족사이의 대화가 부족해서 빚어지는 이런저런 갈등들을 제시하고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이번 공모를 통해 허다한 대화불소통의 원인들을 찾아보면서 적잖은 방황과 각성을 한것 같은 노력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가족과의 소통은 결국 대화라는 이번 공모의 주제와 맞아떨어지면서 청소년들이 다시한번 가족애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가정의 따뜻함을 절실히 느끼게 한것 같습니다.

수상작 《수자 없는 대화》는 기발한 착상과 섬세한 관찰로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있는 자녀들과의 대화에 수자의 의미를 덧붙여 감칠맛과 설득력이 있게 꾸며졌습니다. 아침 기상시간부터 시작해 차타기시간이며 등교시간, 학습임무, 심지어 1만 8천원을 내야 연변1중에 입학할수 있다는 대화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이 수자 있는 대화에 대한 거부감과 스트레스가 이처럼 크고 심각한줄은 아무도 모른채 수자적인 계산에만 열을 올리고있는 학부모와 학교 심지어 사회까지…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갈망하는 수자 없는 대화는 우리가 꼭 반성하고 짚고 넘어가야 될 사회문제를 제목과 내용의 대조속에서 교묘하게 제기하고있습니다.

수상작 《황혼의 방황》은 따로 살고계시는 할머니가 일주일만에 우리집에 찾아왔지만 어머니는 드라마에 빠지고 나는 핸드폰에 빠지는 등 각자의 취미생활에 빠져 할머니를 외면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잘 포착하고 그려냈습니다. 특히 가정에서의 외로움을 건강옥에서 달래면서 작자 모녀에게 《너희 집에서 저 사람들처럼 우리 늙은이들하고 재미 있게 대화해주니? 허구한 날 집구석에 처박혀있다가 우울증에 걸리거나 치매가 오기보다는 백배 낫다.》고 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은 우리들에게 많은 여운을 남겨주고있어 수작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또 《무덤과 나누는 대화》는 무엇이 우리 부모님들이 자식한테 물려줘야 할 위대한 유산인가를 한번 사색하게 만드는 묵직한 작품입니다. 일찍 부모님을 여읜 아버지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갈 때마다 무덤을 상대로 《비록 세상 뜬 부모님과 나누는 대화는 허황한 대화 같지만 대화가 있는 제사를 통해 효를 실천하는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는것은 아주 유익한 제례의식이다.》라고 설파한 구절은 무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식에 대한 교육을 지혜롭게 풀어가시는 아버지의 명지함을 잘 보여주는 예술성이 뛰여난 작품으로 돋보입니다.

여기서 일일이 작품들을 평할수는 없지만 많은 청소년들은 가족, 부모,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삶에 대한 추구와 분발하는 모습들을 지향하고있어 참으로 다행스럽고 기쁩니다.

이번 백일장에 응모하신 모든 학생들은 모두 승자입니다. 소중한 작품을 써서 입상한 학생들에게는 축하를,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응모에 참여한 학생들 모두 따뜻한 마음과 입상의 가능성을 지닌 훌륭한 학생들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모두 시인이고 작가입니다. 여러분들의 긴 인생행로에 오늘 이 자리가 귀중한 추억과 더불어 환한 등대가 되어줄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말고 계속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연변주교육학원 초중조선어문교연실 주임 허애란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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