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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후대책 더 미룰수 없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3.23일 10:29
'귀국시대'의 도래, 재한조선족은 준비가 되여있는가?"

  재한로무자들의 급속한 고령화와 신동포정책의 여파로 '코리아드림'의 전승시대는 저물어가고 환향하는 사람이 차츰 많아지는 '귀국시대'가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는게 요즘 중국조선족사회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들은 귀국준비가 되여 있는가? 이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다.

  본지는 본사와 료녕조선문보에서 다년간 기자, 편집업무에 종사해온 강현철선생의 "'귀국시대'의 도래, 재한조선족은 준비가 되여 있는가?"를 네번에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금의환향'의 희열과 고민

  부동산투자는 실정에 맞게

  로후대책 더 미룰수 없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다.

  (흑룡강신문=하얼빈) 강현철 = 나이에 쫓기고 건강에 발목 잡힌 해외로무자들의 로후대책이 절실한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까지 쌓아둔 돈도 있고, 돈이 떨어지면 또 해외로 나가면 된다"고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우리의 외화벌이도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며 아무리 가득 담긴 쌀독도 언젠가는 밑굽이 드러날 날이 올것이다. 우리 인생의 '쌀독'에 항상 쌀이 찰찰 넘치게 하자면 미리 로후대책을 마련해 해두는것도 나쁘지 않다.

  개혁개방전 중국에서는 도시 로동자호구, 이른바 '철밥통'이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였다. 어떻게 하면 농촌을 떠나 '안락한 도시생활을 할것인가'하는 열망이 지금의 코리아드림과 못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 농촌의 많은 처녀들은 도시의 '철밥통'들에게 시집가는것이 꿈이였고 그중에서도 미모를 겸비한 이쁜 처녀들만이 짝이 기운 도시총각에게 시집갔었다.

  그런데 풍운이 돌변하여 해외문호가 열리자 이런 열망은 봄눈 녹듯 사라지고 조선족들에게는 한국이라는 새로운 선망대상이 생겼다. 힘들게 따낸 대학졸업장도, 어렵게 구한 도시 '철밥통'직장도 헌신짝처럼 차버리고 너도나도 코리안드림에 푹 빠져 무작정 해외로 떠났다.

  할빈출신 최씨(54세)는 원래 국영기업의 '철밥통'이였다. 1995년 옆집에 사는 친구가 세칸짜리 집을 산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자기의 쥐꼬리만한 월급을 믿다간 평생 가도 좋은 집에서 살것 같지 않았다. 며칠밤을 고민하다 직장에 사표를 내고 모험의 출국길에 올랐다. 그는 한국에 와서야 돈벌이가 살얼음 밟는 길이란것을 알았다. 직장 생활할 때는 아침 7시까지 늦잠을 잤지만 한국에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온종일 허둥지둥 헤매야 했다. 돈에 저당 잡힌 인생이 되여 휴식과 오락을 모른채 죽기내기로 일에만 묻혀 산 노가다 인생, 나름대로 통장은 늘었다지만 집을 사고 아들을 류학 보내다 보니 로후자금은 한푼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겨울, 설 쇠러 귀국한 그는 국내의 치솟은 임금, 물가를 보고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그를 더욱 놀라게 한것은 간단한 손가락 성형수술을 받는데 보험이 없다보니 9000여원이나 들었던것이다. 환률변화로 한국돈벌이는 반토막이 나고 국내 임금, 물가는 고공행진이고 나이는 먹어만 가고, 로후가 불안한 그는 사회보험에 가입하기로 결심하고 수속에 착수했다. 원래 재직기간의 기초에서 그동안 빼먹은 미납금액 2만원을 보충 납부했다. 지금 그는 매년 8000여원 보험금을 내고 있는데 6년후 만 60세가 되면 직장동료들과 거의 비슷한 양로금을 탈수 있게 된다. 그리고 중병에 걸리면 70% 혜택도 받을수 있다. 그는 "장기간 출국했어도 사회보험 덕에 집토끼도 잡고 산토끼도 잡게 되였다"며 흡족해 했다.

  지난해 귀국한 노씨(59세)는 청도에 집을 사고 현대화한 도시생활을 하고 있지만 도시생활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았다. 새장에 갇힌 신세 같아서 마음은 답답하고 화만 치밀어 올랐다. "양로보험도 없고 수입도 없지요, 매일 빈둥빈둥 놀면서 돈만 까먹고 있어요. 앞으로 20여년 더 산다고 생각하면 로후가 불안하고 사는것이 무섭다"고 했다.

  노씨의 사례는 양로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농촌출신 도시 이주민들의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그들은 귀국후 바람 따라 도시로 가긴 했지만 로후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쳐 우왕좌왕한다. 그들중 일부가 부동산과 주식, 펀드, 보험 등 금융재테크에 손을 대고 있지만 그것도 신통치 않고 치솟는 물가, 의료비 한파에 불안에 떨고 있다.

  수화시의 이씨는 좀 '별난 사람'이다. 남들은 귀국하자마자 도시로 간다, 이사짐을 싼다 하며 법석을 떨었지만 그만은 귀향하여 원래 살던 집을 한옥으로 개축하고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르면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20여년간 중국의 대도시들을 전전하며 돈벌이에 목숨을 걸다싶이 했고 서울에서도 10여년 지낸 그는 '떠돌이인생'이 신물이 난다고 했다.

  "저는 도시생활보다 전원생활이 행복해요. 주어진 환경에서 조금 부족한듯 사는게 마음이 편하지요. 지금 땅을 버리고 도시에 간 사람들이 얼마 못가서 돈을 다 탕진하고 돌아오는 것보다 처음부터 귀농해서 기반을 닦으면 밑천이 적게 들어 훨씬 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삼농 전문가는 "토지는 농민의 최대의 사회보장이다"고 지적한바 있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의 많은 농민들이 도시로, 해외로 진출하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하지만 시간 없는 그들이 도시에서 생존이 어려워 귀향의 역풍이 불어닥칠 때 이민기질이 있는 우리 민족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또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를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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