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칼럼 > 칼럼
  • 작게
  • 원본
  • 크게

걸어온 길, 가야 할 길 /최균선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1.03.05일 08:11
길이란 무어냐? 길을 내기전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을수 있는 공간이면 다 길이였다. 그래서 누군가가 첫발자국을 내면 길이라 이름했을것이다. 길은 자초에 어떤 목적지로 가기 위해 낸것이라면 또한 되돌아오기 위해서도 닦아졌다고도 할수 있겠다. 갈래갈래 갈린 길 로마로 통한다는 말은 그만큼 사통팔달이라는 의미도 있겠 지만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낸 길에 나중엔 스스로 얽매이고말았다.

선사들은 묻는다.《어디로 갈것입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할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았다. 인간은 자기들이 만든 길우에서 방황하게 되여있고 또 그래서 대개 안내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선인들은 지혜로운자의 길은 흉금속에 있고 어리석은자의 길은 마음밖에 있다는 고훈을 남기였다.

그래서 말이 아니면 듣지말고 길이 아니면 가지말라는 신조대로 자기가 가보지 못한 곳엔 길이 없으려니 생각한다. 길에는 발에 익은, 늘 걷던듯이 걷는 길이 있고 자칫 엎어질듯한 가파로운 비탈길도 있고 소의 잔등처럼 유순하고 완만하고 밋밋한 언덕길이 있으며 가지가 우거져 나아갈 틈이 없는 숲길도 있다.

촌사람들은 자기가 가보지 못한 곳엔 길이 없으려니 생각하는게 보통이다. 촌 사람들에게는 어디로 걸어갔든 돌고돌아 길은 한갈래,고향으로 돌아오는 길만이 확실하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남이 걸어보지 못한 길, 길아닌 길을 걸어본 사람이 잘난 사람이 된다. 덕이에 먼 밭으로 오가면서도 가시덤불 길을 걷는것은 공연한 수고로움이다. 이미 굳어진 수레길을 걸으면서 편리함에만 자족한다. 그러나 개척의 희열이 발밑에 깔린다는것은 모른다. 한평생 고향길에서만 맴돌다가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다른 길이 열릴 공간이 없는것이다.

관습처럼 아는것만 알뿐이였던 우리는 생눈길을 걸을 때도 앞사람의 발자국을 딛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냥 다니던 길만 다니고 갈림길 많아 헛갈리는 초행길보다 사람들이 걸어서 낸 길, 그것도 앞에서 걸어가는 대렬의 뒤꽁무니를 따르는데 습관 되였다. 하지만 쫓기는 자는 언제나 긴장을 놓을수 없는것을 모른다. 그래서 순리를 어기는 일은 아예 생각도 못한다.

문을 나섰건만 사방천지 드넓은 세상에 갈곳이 없어도 돌아올 고향이 있는 사람 들은 행복하다, 지치기는 했어도 뚜벅뿌벅 돌아오는 길, 마음의 하늘도 얼마나 시원 스레 트일것인가, 숲그늘에 숨겨진 옹달샘, 내 조상들의 뼈가 묻힌 산기슭이든 밭머 리이든 천애지각에서도 불쑥불쑥 손짓하기에 무어라 이름할수도 없는 애수, 그것을 우리는 향수라고 부른다.

사회라는 이 크낙한 공간에도 보이지 않으나 분명 존재하는 길이 갈래갈래 뻗어 있다. 하지만 오래동안 우리들의 리념속에는 크게 두갈래 길이 갈라져있었다. 이른바 최고의 경지라는 사회주의길과 멸망에 이르는 자본주의길이였다, 무조건 한길을 따르 면 더없이 영광스러운 혁명의 길이요 반대의 길을 가려한다면 치욕스러운 반동의 길, 멸문지화의 길이였다.

자본주의길이란 무엇인지 똑똑히 알지 못하면서도 맹종했다는것을 깨닫게 된것은 많은 댓가를 치르며 세월이 흐른 먼 훗날이였다. 그때 오직 하나의 리념을 안고 살아야 했던 우리 마음속에 틀고앉아 호통친것은 순복공구론이였다. 순응이 아니면 타도였다. 그렇듯 격정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때때로 사이비와 곤혹을 안겨주던 영광의 길, 조류의 꼬리를 물고 맹종하는것이 아닌지를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좌충우돌 이면 어떠냐고 뒤죽박죽이면 어떠냐고 도전적으로 나올 선구자적인 이단자는 꿈속 에서도 태여날수 없었다.

비겁과 맹동에 대해 조소할줄 아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채찍이 몰아가는대로 몰켜가는 양떼처럼 순종에 길들여졌다. 그것이 우리들 삶의 표정이였고 살아있다는 증거였지만 현상에 안주하거나 일신을 상하지 않으려고 중용지도에 매달린 삶이였다. 병대신 병과 비슷한것, 아픔대신 아픔 비슷한것에서 위안받으며 자기를 마비시켰던 우리들이였다. 그것이 역시 그 시절에 사는 기술이였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잘살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놀라운 인내를 길러왔던것인가? 밤길을 끝까지 걷는 자만이 제일 먼저 새벽을 맞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출구가 묘망한 미궁같은 리념의 턴넬을 걸었지만 모두가 각오의 지각생이였다고 해야 하리라. 이런 반추는 스스로 무안하고 민감하고 위험스러운 회상일수도 있다. 조심스러운 회심의 미소로 떠올릴수도 없는 맹랑한 세월은 돌이킬때마다 나의 속을 긁어놓는다.

마침내 모든것은 변한다는 진리가 상전벽해를 불러왔을 때 꿈결에도 얼비치지 못했던 리념의 “초한계선”을 넘어 제좋을대로 걸을수 있는 광명한 대로가 열리였다. 처음엔 오리무중에 빠진듯 하였다. 그러나 유일한 영광의 그 길도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절대불가이던 “치욕” 의 길을 따라 치부의 꿈산으로 치달아오르게 되였으니 력사가 절대권력과 롱담한것인가?

지금은 두갈래로선투쟁이 식후한담거리도 아니다. “그길로 갈수 없다”는 호매 롭던 슬로건도,“우리는 큰 길로 걸어가네. 의기분발하고 투지앙양하여라”던 노래도 다 헛깨비였는가? 옛사람이 걷던 길도 세월이 변함에 따라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닦여지기도 하는것이 길이다.

그렇게 좋은 길이 나지면 그 길만 선호하는것이 인간본능이요 가치취향이거늘 시대가 열어놓은 길을 뉘라서 막을수 있으랴! 개개인이 평생 걸어온 그 많은 길도 세월의 언덕너머 망각의 락엽속에 사라져버리고 이제 걸어야 할 길에 마음을 달리듯 이 우리가 웨치던 그 영광의 길도 치욕의 길도 다 무색해진 오늘이다.

인생길이란 본래 고달프고 힘든 가시밭길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걸어온 인생 려정은 왜 그리도 험난했고 한과 눈물로 얼룩져야 했는지? 찢어지게도 가난한 이 땅에 태어나 새 순같은 청초한 나이에 숙명에 매달려야 했는지? 도(道)란 곧 길이다. 하늘에는 천도가 있고 땅에는 땅의 도가 있으며 사람에게는 사람의 도가 있는데 천도와 지도는 우주의 섭리이나 인도만은 과거와 현재의 차이도 있고 동서의 차이도 있고 변화가 있다고 한 스님이 설교했다. 우리가 이미 걸어온 길, 지금 걷고있는 길은 무슨 길인가, 이제 남은것은 잘 살수 있는 길만을 따라가는것이 관심사이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랬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가 된 세상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돈이 나오는 길이라면 칼산도 불바다도 헤쳐나갈듯 윽벼른다. 여기에는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한바를 이루면 불문에 부치겠다는 탐욕이 숨겨져있다.

아무리 욕망이 꼬드기더라도 가지말아야 할 길이 있고 돌아서야 할 길이 있음 에도 요행을 부등키다가 앞에 낭떠러지도 보지 못하는것은 무모한 행보이다. 량심 이나 도덕을 숫제 무시하고 최소의 인간성마저도 아랑곳하지 않는 남우세스러운 걸음 새가 풍조인 현시대, 이같은 풍조나 가치관을 외면할 사람이 누구랴,

어느 길로 가든 자기 자유이다. 아무도 당신의 다리를 대신해줄 사람이 없다. 걷고 싶으면 그냥 걸어라. 길은 자초에 방황을 앞세우고 두발로 내였다. 그러나 자족 의 동산을 지나서 자멸의 늪으로는 가지 마소서.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100%
10대 0%
20대 10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임신 7개월차에 접어든 개그우먼 이은형이 '저형당 쇼크'로 위급한 상황에 놓였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기유TV'에서는 '죽다 살아난 임당검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에서 개그우먼 이은형은 "임신 25주차 임신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작품 하나에 2천만원" 신화 이민우, 전재산 사기 후 '화가' 변신 근황

"작품 하나에 2천만원" 신화 이민우, 전재산 사기 후 '화가' 변신 근황

사진=나남뉴스 얼마전 전 재산을 사기 당했다고 밝힌 그룹 '신화' 멤버 이민우가 화가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모비딕 Mobidic'에는 신화 이민우가 출연해 최근 근황을 알렸다. 영상 속 이민우는 "제가 사실 어렸을 때부터 화가가 꿈이었다"

박수홍, '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형수 재판서 비공개 증언

박수홍, '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형수 재판서 비공개 증언

박수홍, '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형수 재판서 비공개 증언[연합뉴스] 방송인 박수홍(54) 씨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 이모(53)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엄마가 플레이보이 모델" 마라탕후루 틱톡커, 알고보니 '이파니' 딸

"엄마가 플레이보이 모델" 마라탕후루 틱톡커, 알고보니 '이파니' 딸

사진=나남뉴스 틱톡에서 '마라탕후루' 챌린지를 유행시킨 키즈 크리에이터 서이브가 사실은 모델 이파니의 딸인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2년생으로 올해 12살인 서이브는 틱톡 팔로워만 80만 명에 달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10만 명인 대표 키즈 크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