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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조선족 소설에서의 죽음양상 연구 ―녀성인물을 대상으로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08.28일 09:21
1. 문제 제기

문학은 인간학이며 문학의 쟝르중 소설은 보다 광범위한 공간에서 현실을 객관적으로 반영하고 문제성에 대해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보여준다. 그런데 문학에서 영원한 주제라고 할수 있는 《사랑》에 못지 않게 중요한 주제가 죽음이라 할수 있지만 우리의 문학연구에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론의된적은 별반 없다. 이 글은 《죽음》에 대한 인식이 해방후 조선족 소설에서는 어떻게, 어느 정도 반영되였는가를 알아보고 작품속에서 여러가지 억압을 받고있는 녀성인물을 죽음으로 몰고있는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혀보고저 한다.

나아가 해방후 조선족 단편소설, 그중에서도 녀성인물의 죽음양상을 대상으로 해당 사회의 배경과 작가의 현실에 대한 자세 및 예술적 시각 등을 통해 작품속에서 녀성인물들의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궁극적으로 밝힘으로써 이러한 연구가 조선족문학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한 하나의 유익한 시도로 되기를 바란다.

2. 죽음의 방식

일찍 루위스(Lewis)는 《20세기의 문학은 죽음의 고찰에서 비롯되였으며 현세기의 문학세대를 식별할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바로 죽음의 사실에 반응》하는 방법이라고 했고 하이데거는 《죽음은 살아있는 현존재의 기본적인 특성》이라고 했다. 죽음은 인간의 보편적이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로 옛날이나 지금이나를 막론하고 시공을 초월하여 일상에서 문학에 이르기까지 중요하게 다루어져왔다. 그렇다면 우리의 조선족 소설작품에서 그러한 죽음은 어떻게 나타나고있는가?

우선 다음의 도표를 통해 녀성인물들의 죽음의 방식을 간략하게 알아보고 구분하여 분석해보자.



※ ●는 자살, ○는 병사와 과로사를 표시함.

도표를 종합해보면 해방후 조선족 단편소설에서 녀성인물의 자살을 쓴 작품이 2편, 병사와 과로사를 쓴 작품이 4편이 있는데 이중 같은 작품에서 자살과 병사가 함께 나타난것이 포함된다.

1) 자살과 그 방식

해방후 조선족 단편소설에서 자살로써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작품은 2편으로 알아볼수 있다.

마을사람들에게서 동산마루 느티나무에 목을 매고 죽은 올케의 시체가 발견된것은 늦은 아침때였다. 어떻게 어두운 밤에 느티나무우에 바라올랐는지 참바에 목을 매운 올케의 시체는 벼랑아래에 내리드리워있었다.

―장지민,《올케와 백치오빠》(1986)

소설속의 주인공인 올케가 느티나무에 목을 매고 륵사(勒死)한 장면이다. 시집온지 얼마 안되여서부터 올케는 20여년 동안 백치인 작은오빠의 뒤시중(변)을 들었다. 항미원조를 나갔던 큰오빠가 돌아오는 전날 저녁 작은오빠때문에 잠자리에서 깨여난 《나》는 그제야 올케가 잠자리에 없는것을 발견한다. 워낙 남편이 돌아오는 전날밤, 놀라움과 감격의 눈물과 기쁨으로 설레여야 할 올케는 그냥 얼빠진 사람 같이 멍청하게 앉아있다가 이튿날 늦은 아침때가 되여 느티나무에 목을 매고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영애의 어머니는 사랑하는 한 남성 《5.7》전사와 밀회를 하다가 발각되여 비판을 받다가 《바람쟁이》라는 루명을 쓰고 억울하게도 자살해버렸다.

―김경련, 《마음의 파도》(1986)

앞의 작품에서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영애 어머니의 죽음은 한줄로 정리되고 어떤 도구로 자살한것인지에 구체적인 묘사는 생략되여있다.

2) 병사와 과로사

남주길의 《접동골 녀인》(1982)에 나오는 선숙아주머니는 력사반혁명분자로 몰린 남편 김익현때문에 온 가족이 계급투쟁의 대상으로 몰리우나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문화대혁명시기에 목숨까지 잃을번했던 《나》를 구해주고 가난한 살림속에서도 좋은 음식을 구하여 《나》를 알심들여 보살핀다. 하지만 13년이 지나 《내》가 다시 접동골에 찾아갔을 때 선숙아주머니는 이미 잔디 덮인 무덤속에 누운 몸이다.

또 백호연의 《꽃은 새 사랑속에서》(1950)는 작품의 서두에서부터 녀성인물의 죽음이 제시되는데 이 소설에 나오는 어머니는 기봉이가 아홉살나던 해 두벌논김을 매다가 병을 얻어 사흘만에 세상을 뜬다.

김재국의 《꽃다발가게방》(1990) 에서도 주인공 소년의 언어를 통하여 어머니의 죽음이 제시된다. 《제일 값싼 꽃다발이 30원이예요?》 《음, 그래.》 …… 《25원 60전짜리 꽃다발 하나 만들어주세요. 공책을 사려구 제가 그동안 짬짬이 신문 팔아 모은 돈이예요. 래일 꽃다발 가지러 오겠어요.》 소년은 끝내는 참지 못하고 매대에 머리를 박고 끽끽 흐느껴 울었다. 울면서 소년은 우리 집 뜨락엔 상기 꽃다발 하나 없다고 했다. (끝내 갔구나!) 성칠이는 어머니의 죽음을 한번도 입에 떠올리지 않는 소년의 착한 마음을 진맥하며 속으로 부르짖었다.

한편, 앞의 두 작품과 달리 김경련의 《마음의 파도》(1986)에서는 태여난지 얼마 안된 말 못하는 녀자아이의 죽음이 나타난다.

할수 없어 난 딸애를 데리고 농촌공연을 떠났다. 그랬더니 하늘이 천벌을 내렸는지 도중에서 딸애가 급성페염에 걸리더니 끝내 병원에서 죽고말았다. 딸애는 그 고사리같은 조그마한 손과 포동포동한 얼굴을 나의 머리에 남기고 영영 떠나가버렸다.

어머니들의 죽음도 그러하지만 어린 아이의 죽음은 독자들에게 삶의 궁극에 대해 더욱 강렬한 충격을 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죽음은 왜서 일어나고 그 의미는 어디에 있는것인가?

3.죽음의 원인과 의미

《접동골 녀인》의 선숙아주머니는 남편과 《나》, 할머니를 위해 병에 걸린 몸이지만 병원에도 못 가본채 세상을 뜨는데 그녀의 죽음은 자아희생적인 측면에서 읽는이의 가슴을 후덥게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그녀의 죽음을 초래한 원인을 따져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다시 말해 선숙아주머니는 사회를 위한 봉사형의 인간형으로 볼 때는 일종의 《귀감》이 될지 모르지만 그에게 죽음을 강요한 《문화대혁명》 등 시대적인 폭풍은 그녀의 죽음의 중요한 사회적인 원인이 된다. 즉 선숙아주머니는 이지러진 사회적인 소용돌이에 휘감겨 사라진 희생양의 대표라고 할수 있다.

《꽃다발가게방》에서 소년 어머니의 병사도 그 원인을 사회적인 문제성에 두고있다. 다만 이 소설에서는 《꽃》이라고 하는 중요한 소재를 작품의 구조와 주제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사용하면서 그러한 원인을 잘 드러내는데 더 멋지고 더 화려한 추도식을 위해 꽃다발을 사들이는 사람들과 자식들을 위하여 고생한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떴으나 꽃다발 하나도 사기 힘든 가난한 소년의 처지를 극적으로 대조해보인다. 소년의 어머니는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와 자식들을 공부시키려고 림시공으로 거리바닥을 쓸다가 몸져누웠다. 결국 어머니는 세상을 떴지만 소년의 시각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소년이 가게방에서 수많은 동전으로 꽃다발 하나를 주문하는 행위에서 독자들이 그의 어머니 죽음을 추측할뿐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어머니의 죽음은 금전으로 모든것을 해결하려 하고 지어 사람의 죽음의 가치마저 돈으로 매겨지는 잘못된 사회적인 풍조를 간접적으로 비판하는셈이다.

또《꽃은 새 사랑속에서》의 어머니의 죽음은 아들 기봉이의 성격과 인격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등 결손가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종의 사회적인 문제로 비침을 보여주기도 한다.

상술한 작품에서의 녀성인물들의 죽음보다 《올케와 백치오빠》에서 올케의 죽음은 보다 복잡한 원인을 갖고있어보인다. 항미원조로 나가 죽은줄로만 알았던 큰오빠가 돌아오게 되였는데 안해인 올케는 기쁨대신 멍청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그러다가 이튿날― 즉 오빠가 고향에 돌아와 안해를 보기로 한 날에 목을 매고 자살하고만다. 그렇다면 왜 올케는 죽음을 선택했을가? 사실 소설의 중반에는 올케가 14살 되던 해 《마음이 변하면 목을 매고 죽겠다》고 큰오빠와 약속을 하는데 그때 이들 둘은 어리지만 사랑의 언약을 한터이다. 그후 결혼을 하고 큰오빠가 항미원조에 간 뒤 올케는 백치인 작은오빠의 《똥시중》으로부터 시작하여 작은 오빠가 42세 될 때까지 그의 모든 뒤시중을 든다. 물론 성적인 부분까지 포함해서이다. 그러다가 죽었던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남편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올케는 커다란 충격을 받으며 나아가 자신에게 일종의 《파괴적인 행위》, 즉 자결을 감행한다.

프로이드는 인간에게는 《에로스, 즉 삶의 본능과는 달리 죽음의 본능이 있다》는것을 지적하면서 《파괴의 본능이라고도 불리는 이 죽음의 본능은 생물체가 무생물로 환원하려는 본능을 일컫는다. 인간은 이 본능때문에 결국 죽게 되는데 살아있는 동안에도 자신을 파괴하거나 처벌하려는 욕구를 피하지 못한다.》고 했다. 바로 올케는 자신을 파괴함으로써 원래의 순수한 모습을 되찾고저 하는 행위를 하게 되는것이다. 물론 다른 측면에서 말하면 올케의 죽음은 남편의 출현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여 도망하고저 하는 현실도피의 행위로도 된다.

다른 한 소설인 《마음의 파도》(1986)에서 영애와 남수의 사랑의 결실인 어린 딸은 영애가 공연하러 가던중 차안에서 급성페염에 의해 죽는데 딸의 죽음은 부부사이가 워낙 좋지 않았던 영애와 남수의 사랑의 종지부를 의미하며 또 결말에서는 영애와 갑준이와의 새로운 사랑의 출발로 이어지기도 함으로써 또 다른 사회적인 문제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4. 마무리

이상으로 해방후 중국조선족 단편소설에서 이 글의 기본 주제와 관련이 되는 5편의 단편소설을 대상으로 녀성인물의 죽음의 방식과 원인, 죽음의 의미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들 소설이 바탕으로 하고있는 1980년대~1990년대 조선족사회는 개혁개방과 시장경제의 도입, 새로운 문화의 추구 등 사회문화의 격변기라는 엄청난 사회적인 충격을 배경으로 여러 계층의 인물들이 여러가지 사회적인 새로운 모색을 거듭하고있었고 조선족 작가들도 그러한 사회적인 변화를 제때에 작품에 반영하고저 노력했다.

앞에서 례를 든 소설들은 주로 녀성인물들의 여러가지 모습을 통해 해당 시기 가장 힘든 고난의 시기를 겪어온 이들의 운명을 잘 보여주었으며 이는 죽음이라는 가장 극단적이면서도 극명한 사회적인 문제성을 띠고 나타났다.

이들의 죽음은 크게는 사회적문화적인 측면에서, 작게는 가정이나 개인의 측면에서 그 비극적인 운명을 초래한 원인을 내재하고있었는바 그러한 사회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원인들은 해당 시기의 혼란했던 사회의식의 리얼한 반영이 아닐수 없다.

녀성인물들의 죽음은 작품의 주제를 심화시키고 문제성을 더욱 선명히 부각했으며 독자들에게 보다 넓고 깊은 사고를 하도록 함으로써 이후의 소설발전에도 일정한 기여를 했다.

/김 단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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